1. 개괄
로저 오스본의 <처음 만나는 민주주의 역사>를 읽었다. 저자는 맨체스터 대학교에서 지질학을 전공하였고, 1992년 전업작가가 되었다. 이 책은 아테네의 민주주의에서 최근 중국의 민주주의까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대륙을 넘나들며 민주주의의 역사를 살피고 있다. 수많은 사상가, 제도, 정치가가 등장한다.
2. 발췌
이 세상 그림과 조각, 시, 희곡, 소설, 과학 및 기술적 발명품을 죄다 한자리에 모은다 해도 민주주의만큼 인류의 창의력과 혁신적 사고가 빛나는 작품은 없을 것이다. 민주주의는 개인적인 삶을 허용하면서도 우리를 하나로 결속시키는 계속적이고 집단적인 노력이다. 민주주의가 살아 있는 한 희밍은 있다. 민주주의 없는 세상을 암울하다.
복잡한 아테네 민주제도의 중추적인 요소는 개방성이었다.
아테네의 정치는 소수가 아닌 다수를 위한 것입니다. 민주주의라 부르는 이유도 그 때문입니다... 우리의 법률은 개개인을 차별하지 않고 모두에게 평등하게 정의를 실현해줍니다(페리클레스 연설)
무릇 현자들에게 잘 알려진 방어책으로서 누구나 안녕을 위해 활용할 수 있지만, 전체주의보다 특히 민주주의에 큰 이점이 되는 안전장치가 있으니 바로 의심이다(데모스테네스)
잉글랜드의 가장 가난한 자라도 최선의 삶을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진정으로 분명한 사실은 어느 정부의 지배하에 살아야 한다면 누구나 먼저 그런 정부의 지배를 받겠다고 스스로 동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잉글랜드에서 가장 가난한 자라 하더라도 엄밀히 말해 지배를 받는 과정에 참여하지 못한 정부의 구속을 당할 이유가 없다고 믿는다(토머스 레인버러).
폐하, 왕은 실정법 위에 군림할 수 없으며, 진정으로 실정법보다도 상위에 있는 법의 모태이자 창조자라 할 수 있는 존재가 있다면 바로 잉글랜드의 인민입니다(존 브래드쇼 재판장)
만인은 평등하게 창조되었고, 조물주에 의해 앙도할 수 없는 천부의 권리를 부여받았으며, 그중에는 생명과 자유, 행복을 추구할 권리가 포함된다. 또한 이러한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인류는 정부를 조직하며, 그 정부의 정당한 권력은 인민의 동의에서 유래한다. 어떠한 정치 형태라 할지라도 이러한 목적을 저해할 경우 인민은 이를 개혁하거나 철폐하며, 자신들의 안녕과 행복을 가장 효과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그러한 원칙을 토대로, 그러한 형태의 기구를 갖춘 새로운 정부를 수립할 권리를 갖는다(미국 독립선언문)
보통 사람들은 참정권을 가질 때 애국심은 만개하지만, 잉글랜드에서처럼 참정권을 빼앗기면 애국심은 시들어버린다(벤저민 프랭클린)
고대 아테네에서처럼 미국의 민주주의 정치도 사회 내부의 갈등을 제도권으로 흡수해 합법적인 토론의 장에 국한하는 법을 배워야 했다.
대리석이나 돌에 새겨진 법률이 아닌 만인의 심장에 새겨진 법률의 토대가 되는, 항구적인 정의가 지배하는 나라를 원한다...어떤 체제가 이런 이상을 실현할 수 있는가? 민주정이나 공화정뿐이다. 이 두 단어는 동의어이다(로베스피에르)
루스벨트는 록펠러 소유의 스탠더드 오일 컴퍼니와 J. P. 모건의 유에스 스틸 등 막강한 독점기업들을 길들여 미국 민주주의의 부활에 기여했다. 독점자본가들은 정치를 부패시키고 경쟁을 억압해 경제 발전을 저해했기 때문에, 상거래를 규제하고 소비자들이 더 공정한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정부의 간섭이 필요했다.
민주주의를 이룩했다고 해서 반드시 빈곤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만인이 선출한 민주적 정부라면 빈곤타파에 당연히 더 많은 주의를 기울일 것이라는 믿음에서 개혁에 대한 열망이 비롯된 측면도 없지 않았다. 사회가 본질적으로 포용적이라는 믿음 역시 민주정부에 대한 그런 기대를 키웠다.
경제 위기는 독일 사회의 막강한 집단들 사이에 사고가 경직되는 현상을 초래했다.
고르바쵸프는 소련을 해방하는 데 성공했지만, 국가의 통제를 받는 공산주의와 자유민주주의를 결합한 사회를 이룩하겠다는 그의 꿈은 신기루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자명해졌다. 민주주의는 예측 불가능하고 은혜도 모른다.
민주 사회는 수많은 삶의 표현이다. 그러므로 '달성되는 것'이 아니라 늘 현재 진행형일 수밖에 없다.
3. 소감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단 한 줄도 언급되지 않는 점이 아쉽다.
2014. 4. 27. 부산에서 자작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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