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괄
막스 베버의 <소명으로서의 정치>를 읽었다. 최장집 교수가 해설을 하고, 박상훈 박사가 번역하였다. <소명으로서의 정치>는 막스베버가 1917~1919년에 행한 강연 가운데 하나다. 막스베버는 현대 사회학을 창시하였고, 역사학 법학 경제학 정치학을 포함하는 사회과학 전반에 영향을 미쳤고, 1919년 1월 바이마르공화국 최초의 총선에서 독일민주당 후보로서 지역구 후보로 출마하였지만 낙선한 경력도 갖고 있다.
그의 유명한 저서 <프로테스탄트의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은 일상의 경제생활에서 이윤을 축척하는 상업 행위를 신의 부름으로 생각하고, 그러므로 헌신적으로 그에 복무했던 칼뱅주의자들이, 가장 금욕적인 그들의 교리와는 달리 자본주의 발전에 기여하게 되는 의도하지 앟은 결과를 만들어냈응을 테마로 한다. 마찬가지로 <소명으로서의 정치>에서는 한 사람의 정치인/지도자는 무엇보다도 먼저 프로테스탄적 윤리에 상응하는 정치적 소명의식을 갖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말한다.
이 책은 대중 투표제적 원리에 입각해 있고 카리스마적 자질을 갖는 지도자가 중심이 되는 지도자 민주주의를 대안으로 제시한다.
2. 발췌
철학이란 철학 그 자체를 배우는 것이 아니라 철학하는 방법을 배운는 것(칸트)
베버의 관점과 유사하게 로버트 달도 민주주의가 건강하게 작동하는 데 있어 중요한 것은 당내 민주주의가 아니라, 정당 간의 경쟁이 얼마나 역동적으로 이루어지느냐 아니냐의 문제라는 강조하면서 미헬스는 아주 기초적인 오류를 범했다고 비판한 바 있다.
한마디로 말해 베버는 관료화된 정당을 수단으로 하고 의회를 정치 활동의 중심으로 삼는 카리스마적 지도자를 대안으로 제시했던 것이다.
신념 윤리는 각 개인이 행위할 때, 명시적으로나 암묵적으로 그 행위의 결과를 고려하지 않고, 그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말하는 도덕이다....책임 윤리는 사건의 전체 구조 내지는 맥락에서 행위자가 자신의 결정이 가져올 수 있는 결과를 상상하고, 그가 원래 바라는 목표와 관련해 그것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인가 생각하는 판단력, 사려 깊음을 뜻한다...카리스마적 지도자의 자질은, 신념과 책임이라는 두 윤리 가운데 어느 하나를 선택적을 취하는 것이 아니라, 최적 상태에서 양자의 균형을 발견하는 능력에 있다.
근대국가란, 국가만이 하는 고유업무에 의해서가 아니라 그것이 고유하게 지니고 있는 특수한 수단을 준거로 정의할 수밖에 없게 되는데, 그 수단이란 곧 물리적 폭력/강권력이다.
정치란 국가들 사이에서든 국가 내 집단들 사이에서든, 권력에 관여하고자 하는 분투누력 또는 권력 배분에 영향력을 행사하고자 하는 분투 노력을 뜻한다고 말할 수 있다.
어떤 지배든 이를 정당화하는 근거에는 세 가지가 있다 (1) 전통적 지배-신성화된 관습의 권위 (2) 카리스마적 지배-비범한 개인의 자질 즉 카리스마에 의거한 권위 (3) 합법성에 의거한 지배
정치지도자, 즉 지도적 역할을 하는 정치가의 명예는 자신의 행위에 대해 전적으로 스스로 책임을 진다는 것에 기초하고 있다.
정치가에게는 다른 무엇보다도 다음 세 가지 자질이 결정적으로 중요하다. 열정, 책임감, 그리고 균형적 판단이 그것이다...균형적 판단은 내적 집중력과 평정 속에서 현실을 받아들일 수 있는 능력이자, 달리 말하면 사물과 사람에 대해 거리를 둘 수 있는 능력을 맗란다.
매일 그리고 매 순간 정치가는 자신의 내부로부터 스스로를 위협하는 사소하고 지극히 인간적인 적과 싸워 이겨야만 하는데, 그것은 바로 허영심이다.
비록 정치에 있어서 권력은 불가피한 수단이고 권력에 대한 야심은 모든 정치 행위를 추동하는 힘 가운데 하나지만, 아니 오히려 바로 그렇기 때문에, 벼락부자처럼 자신의 권력에 대해 허풍을 떨거나 권력감에 도취되어 허영에 찬 자기 모습을 보지 못한 채 순전히 권력 그 자체를 숭배하는 것보다 정치 에너지를 잘못 사용하게 하는 해로운 일은 없다.
이처럼 자신의 영혼 또는 타인의 영혼을 구제하고자 하는 자는, 이를 정치라는 방법으로 달성하고자 해서는 안 된다. 정치는 그것과 전혀 다른 과업을 갖고 있는데, 이는 폭력/강권력이라는 수단을 통해서만 완수될 수 있기 때무이다.
이것은 나의 신념이다. 나는 다른 내가 될 수 없다(마르틴 루터)
이렇게 볼 때 신념 윤리와 책임 윤리는 서로 절대적 대립관계가 아니다. 그들은 서로에 대해 보완관계에 있으며 이 두 윤리가 결합될 때에야 비로소 정치에 대한 소명을 가질 수 있는 참다운 인간존재가 만들어질 것이다.
정치란 열정과 균형적 판단 둘 다를 가지고 단단한 널빤지를 강하고 그리고 서서히 구멍 뚫는 작업이다.
3. 소감
정치인, 정치인이 되려고 하는 사람, 관료로서 권력에 관여하는 사람들이 한번쯤 읽어 봤으면 한다. 책 내용대로 실천해준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다.
2013. 11. 28. 부산에서 자작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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