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일기(경제경영)

부유한 노예를 읽고

자작나무의숲 2013. 10. 27. 16:45

1. 개괄

로버트 라이시가 쓴 <부유한 노예>를 읽었다. 저자는 미국 클린턴 정부에서 노동부 장관으로 일하다가 사임하고 가정으로 돌아간 일로 뉴스거리가 되었다. 현재는 브랜다이스대학교 교수로 재직중이다. 이 책은 현재를 구매자 천국의 시대라 규정 짓고 이에 따라 일하는 방식과 보상방식이 과거와 현저히 달라 졌으며, 그 때문에 일과 나머지 부분과의 균형이 무너졌다고 진단한다. 생계를 꾸려나가는 것과 삶을 꾸려가는 것, 그리고 두 가지를 병행하는 것이 왜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는가에 관한 것이 담겨 있다. 부자가 되면 될수록 오랜 시간 일을 하며, 또 일을 하지 않을 때조차도 잠시도 일에 대한 생각에서 해방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한다. 2001년에 초판이 발행되었지만 10년이 지난 지금에도 상당 부분 유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2. 발췌

신경제가 대단한 것만큼이나 우리는 삶의 일부를 신경제에게 빼앗기고 있다. 가족과의 삶, 우정, 지역 사회 그리고 우리 자신의 삶의 일부가 사라지고 있다. 이러한 손실은 우리가 얻고 있는 혜택과 함께 발생하고 있다.

 

기업가 정신을 가지고 있는 소규모 판매업체가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대규모의 믿을 수 있는 브랜드 포털과 연계해야 하고, 대규모 브랜드 포털은 기존의 제조업에서 구매자가 필요한 모든 정보를 제공하는 대행인으로 역할을 바꾸어야 한다는 역학관계는, 근대 경제의 역설과도 같은 부분을 잘 설명해준다.

 

어느 특정 분야에 무엇을 할 수 있을지, 특정 시장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이 두 가지를 하나로 묶기 위해서 어떤 작업을 어떻게 해야 할지 꿰뚫어볼 수 있는 능력, 바로 그것이다. 이들은 창조적 근로자인 셈이다.

 

마음을 쏟는 사람의 관점에서 보면, 어느 한 특정 상황에 대한 올바른 대응법은 가능한 사항 중에 최선의 선택을 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이 새로운 선택 사항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기크가 한 분야에서의 새로운 가능성을 알고 있다면, 슈링크는 사람들이 원하고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기업가적인 비전은 가능한 것을 꿰뚫어볼 수 있는 기크의 통찰력과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알아내는 슈링크의 직관이 결합된 것이다.

 

사람들이 가장 창조력이 왕성하고 자발적으로 일하며 별 부담 없이 자신의 생각과 아이디어를 함께 나눌 수 있을 때는, 마치 친구와 함께 있는 것처럼 편안함을 느낄 때다.

 

현대 사회에서 언론의 자유를 가장 크게 위협하는 것은 탄압 정치를 일삼는 정권의 과도한 통제가 아니라, 구매자가 자신을 더 만족시키는 상품으로 쉽게 이동할 수 있는 시장,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시장인 셈이다.

 

과거 경제는 고객과 투자자, 기업, 공급업체, 근로자 지역 사회 간의 관계가 안정적이고 예측가능할 때 보답을 해주었다. 왜냐하면 대량 생산 경제는 안정과 예측 가능성에 의존했기 때문이다.

 

구매자에게는 득이 되는 활발한 경제와 기술 혁신이 판매자를 불확실한 그리고 불안정한 상태로 만들고 있다.

 

길이 두 가지밖에 없다는 것이 문제다. 빠른 길과 느린 길, 이렇게 두 가지다. 신경제는 두 길 사이의 중간 노선을 그렇게 많이 제공하지 않는다.

 

불균형의 심화로 인해 하단에 위치한 사람들은 괜찮은 정도의 수입을 올리 위해서 전보다 더 열심히 일해야 하고, 상단에 위치한 사람들은 열심히 일 하지 않을 경우 전보다 더 큰 희생을 해야 하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열심히 일한다.

 

카네기 멜론 대학 연구진이 피츠버그에 사는 169명을 무작위 추출하여 1~2년 동안 이들의 행동을 추적 조사했다. 그 결과 인터넷을 많이 사용하면 할수록 우울증과 외로움이 더 깊어진다는 것이 밝혀졌다.

 

이렇게 수입에 따라 지역 사회가 분류되는 현상은 몇 년 전부터 나타나기 시작했다.

 

개인의 선택은 사회의 선택이라는 틀 안에 있다. 따라서 우리 앞에 있는 선택을 완전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가 함께 직면하고 있는 선택에 어떤 것이 있는지 알아야 할 것이다.

 

3. 소감

이 책은 해답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다만 갑작스러운 경제적 충격에 대한 완충 장치를 제공할 것을 목표 중 하나로 제시한다.

구매자 천국의 시대에 생계를 꾸려가면서도 삶을 꾸려가는 방법은 없을까? 균형이다. 죽음을 눈 앞에 두고 있다고 가정할 경우 과연 어떤 것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했을까 곰곰이 생각보는 것이다. 예전부터 8 : 2 비율을 좋아했다. 에너지와 능력의 80%만 일에 쏟고 20%는 삶을 가치 있게 하는 것에 쏟는다. 현재 생활에 아무런 이익도 주지 않고, 남이 알아주지도 않지만, 하고 나면 기분 좋고 나를 성숙하게 하는 그런 일, 죽을 때 떠올리며 웃을 지을 수 있는 그런 일에 20%를 할애하자. 역설적인 것은 나를 여기까지 인도한 것은 80%를 쏟은 일보다 20%를 쏟는 삶이었다는 사실이다.

 

                  2013. 10. 27. 부산에서 자작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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