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일기(추천)

리어왕을 읽고

자작나무의숲 2013. 10. 20. 21:43

1. 개괄

윌리엄 셰익스피어가 1605~1606년에 쓴 비극 <리어왕>을 읽었다. 등장인물은 다음과 같다.

리어-브리튼 왕. 왕이라는 이름과 경칭만 가지고 통치권, 조세권, 그 나머지 집행권을 딸들과 사위들에게 넘긴다. 다만, 사랑을 말로 밝히라는 자신의 명령을 거부한 막내딸 코딜리아에게는 아무 것도 주지 않는다. 결국 왕국을 넘겨 받은 두 딸에게 쫓겨 난다.

고너릴, 리간-리어왕의 첫째 둘째 딸이다. 글로스터 백작의 서자 에드먼드를 차지하려고 싸우다가 둘다 죽는다.

코딜리아-리어왕의 막내딸로서 아버지를 떠나 프랑스 왕과 결혼한다. 언니들에 대한 리어왕의 복수를 도우려고 전쟁에 참여했다가 자객에게 피살된다.

올바니 공작-고너릴의 남편. 최종적으로 전쟁에서 이긴다.

콘월 공작-리간의 남편

글로스터 백작-두 딸들에게 쫓겨난 리어왕 편에 섰다가 콘월공작에게서 두 눈이 뽑힌다.

에드거-글로스터 백작의 아들. 에드먼드의 계략에 글로스터 백작이 넘어가는 바람에 아버지를 떠난다.

에드먼드-글로스터의 서자로서 악의 축이 된다.

켄트 백작- 리어왕이 코딜리아에게 왕국을 분배하지 않는 것에는 반대하나, 결국에는 리어왕 편에 서서 복수를 꾀한다.

 

리어왕을 번역한 최종철 교수는 다음과 같이 해설한다. <리어왕>의 주제는 사랑의 비어 있음이다.....코딜리아에게 사랑은 말이 아닌 침묵이고 행동이다...<리어왕>의 비극은 이분법적 사고의 승리인 동시에 패배라 할 수 있다.

 

2. 발췌

리어 : 언니들 것보다 더 비옥한 삼분의 일을 위해 네가 할 수 있는 말은? 말하라

코딜리아 :  없습니다. 전하

리어 :  없습니다?

코딜리아 :  없습니다.

리어  : 없음은 없음만 낳느니라.

코딜리아 : 소녀 비록 불운하나 제 마음을 입에 담진 못하겠습니다. 전 전하를 도리에 따라서 사랑하고 있을 뿐, 더도 덜도 아닙니다.

 

바보  

있다고 다 보여주지 말고

안다고 다 말하지 말고

가졌다고 다 빌려주지 말고

걷느니 말 타고 다니고

들었다고 다 믿지 말고

단판에 승부를 걸지 말고

술과 계집 버리고

집 안에만 처박혀 있으면

스물의 이십 배보다

더 많은 걸 챙길거야

 

리어 

 버림받은 아비들의 몸뚱이가 이토록

푸대접 받는 게 유행이란 말이냐?

사려깊은 벌이로다. 부모 피 빨아먹는 펠리컨 딸 낳은 건 이 몸이야

 

하인1

 오 난 죽었다. 나리, 한쪽 눈이 남았으니 그에게 해 입힌 걸 보십시오

 

글로스터  

 갈 길이 없으니 눈은 필요 없다네.

보았을 땐 넘어졌어. 자주 눈에 띄지만

우리는 있으면 자만하고, 순전한 결핍도

쓸모가 있는 법. 오, 내 아들 에드거,

 

에드거  

 하지만 더 나빠질 수도 있어. 최악을 말할 수 있는 한 최악은 아니다

 

리어 

  눈이 없어도 세상 돌아가는 건 볼 수 있어. 귀로 보란 말이야

 

에드거  

 인간은 가는 것도 온 것처럼 견뎌야 합니다. 다 때가 있지요.

 

에드먼드 

 운명은 한바퀴를 다 돌았고 난 여깄소.

 

3. 소감

희곡을 읽는 내내 답답했다. 리어왕은 왜 코딜리아의 진심을 몰라 보는지? 코딜리아는 왜 리어왕에게 자신의 마음을 말로 표현하지 않는지? 리어왕은 이름과 경칭만 가지고 통치권을 넘겨 주었을 때 자신이 쫓겨날 수도 있다는 것을 예상 못하는지? 더욱이 욕심많은 두 딸에게 왕국은 분배하면서 그토록 착한 코딜리아에게는 아무것도 주지 않는지? 비극은 인간이 자신의 불완전함을 알지 못한 데서 생기고 그 불완전함을 대비하지 못하는 데서 생기는 것 같다.

 

                 2013. 10. 20. 부산에서 자작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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