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일기(성찰)

어떻게 살 것인가를 읽고

자작나무의숲 2013. 6. 23. 19:02

1. 개괄

유시민의 <어떻게 살 것인가>를 읽었다. 정치인 유시민이 자유인 유시민으로 돌아 와 첫 번째로 쓴 책이다. 이 책은 전작과 달리 저자의 인생 경험, 가족사, 개인적 고민과 감정을 직접 드러냈다. 그는 인생에서 중요한 4가지로 일과 놀이 사랑과 연대를 꼽는다.

 

2. 발췌

무슨 직업이든 좋아서 그 일을 하면 그 사람이 바로 프로다. '진정한 프로'가 되는 것, 이것이 삶의 행복과 인생의 성공을 절반 결정한다.

 

제도 안에 참여하면서 훌륭한 삶을 살 수도 있다. 그렇게 하려면 기득권과 더불어 살면서도 그 달콤함과 안일함에 젖지 말아야 한다. 어떤 경우에도 불의와 타협하거나 악에 가담하지 않고 강력한 내면의 힘이 있어야 한다.

 

사람은 누구든지 자신의 삶을 자기 방식대로 살아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 방식이 최선이어서가 아니라, 자기 방식대로 사는 길이기 때문에 바람직한 것이다(존 스튜어트 밀)

 

재능의 본질은 즐기면서 집중할 수 있는 능력이다.

 

유한성의 속박에서 풀려나는 순간, 가슴을 설레게 하는 모든 것들이 무한 반복의 쳇바퀴를 도는 지루한 일상으로 변해버리는 것이다.....죽을 수 없다면 삶은 형벌이 될 것이다.

 

정직하게 말하면, 스스로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한 사람에게 타인의 위로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살아가려면 체념하지 말고 반항해야 한다. 있는 힘을 다해 모든 것을 소모하면서 살고, 이 해결할 수 없는 부조리와 끝내 화해하지 않은 채 죽는 것이다. 카뮈가 주장하는 바는 명확하다. 지금 이 순간 자유로운 존재로서 힘을 다해 살라는 것이다.

 

개인을 중심에 놓고 생각할 때 최고의 도덕적 이상은 이타성이라는 라인홀드 니버의 말이 옳다고 본다.

 

나는 '김 교수'와 김한조 씨가 삶을 버리고 죽음을 선택했다고 보지 않는다. 김옥경 할머니의 유족들이 그랬던 것과 마찬가지로 그들이 선택한 것은 죽음이 아니라 존엄이었다.

 

도덕적 차원을 가진 것, 옳은 것과 그른 것 사이의 선택을 나타내는 것만이 그 자체로 목적이 된다. 인간다움, 존엄성이 그런 것이다. 인간 존엄성의 필수 조건은 자유의지다.

 

칸트의 도덕법은 두 가지이다. "첫째, 스스로 세운 준칙에 따라 행동하되, 보편적 법칙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할 수 있는 준칙이라야 한다", "둘째, 나 자신이든 다른 어떤 사람이든 인간을 절대로 단순한 수단으로 다루지 말고 언제나 한결같이 목적으로 다루도록 행동하라"

 

재능을 느끼면 재미를 느끼고, 재미를 느끼기 때문에 더 집중한다. 하면 할수록 점점 더 잘할 수 있다는 것을 알면 더욱 열심히 하게 된다. 이런 식으로 결합한 '1퍼센트의 재능과 99퍼센트의 노력'이 천재를 만든다.

 

좋은 혁신 아이디어와 제도 개선책을 만든다고 해서 혁신을  성공시킬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변화를 거부하는 기득권층의 저항을 극복할 수 있는 전략을 세우고 혁신의 동력을 확보하지 않으면 옳은 개혁도 실패한다.

 

맹자가 말한 대로 측은지심이 없으면 사람다운 사람이 아니다....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진 왕이 측은지심을 발휘하면 만인의 삶을 고통에서 건져낼 수 있다는 것이었다.

 

공감을 바탕으로 사회적 공동선을 이루어나가는 것을 나는 '연대'라고 부른다.

 

뜻이 아무리 옳아도 사람을 얻지 못하면 그 뜻을 이룰 수 없다.

 

지능이 높은 사람일수록 진화적으로 새로운 상황에 효과적으로 대처하는 데 필요한 새로운 사고방식과 행동 방식을 더 능동적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

 

신앙이나 이념은 훌륭할 수 있다. 그러나 거기에는 조건이 있다. 다른 이념과 다른 신앙에 대한 관용을 갖추는 것이다.

 

헬렌 켈러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은 보거나 만질 수 없으며 오로지 마음으로 느낄 수 있다고 한 적이 있다.

 

연암 박지원은 노환으로 거동을 할 수 없게 되자 약을 물리치고 술상을 차려 친구들을 불러들였다. 친구들이 말하고 웃는 소리를 들으면서 죽음을 맞이했다.

 

3. 소감

이 책은 저자가 이전에 썼던 <부자의 경제학 빈민의 경제학>, <유시민의 경제학 카페>, <후물제 민주주의>, <청춘의 독서>보다 울림이 크다. 그건 아마도 저자가 이 책에서 독자들에게 교훈을 주려고 하기보다는 자신의 내면을 드러내는 데 그쳤기 때문이리라.....

 

나는 지난 달 <판사는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주제로 판사들과 토론한 적이 있다. 그 때 내가 제시한 답은 소명이었다. 이 책이 제시하는 답은 다른 것 같다. 자유의지, 일과 놀이와 사랑과 연대.....

 

             2013. 6. 23. 부산에서 자작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