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일기(성찰)

그들은 소리내 울지 않는다를 읽고

자작나무의숲 2013. 5. 12. 22:05

1. 개괄

송호근 교수의 <그들은 소리내 울지 않는다>를 읽었다. 저자는 이 블로그의 배경음악으로 사용하고 있는 조용필의 곡 <어느 날 귀로에서>에 노랫말을 붙였다고 한다. 현재 서울대학교 사회학과 교수이다. 이 책은 베이비부머(1955~63년 사이에 태어난 전후 세대로서 전국에 약 715만 명이 존재)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저자도 50대인 만큼 자신의 이야기도 털어 놓는다. 이 책은 저자 이름만 보고 골랐다.

 

2. 발췌

대리기사는 중견기업 부장을 끝으로 퇴직한 나와 거의 동년배인 베이비부머였다. 생활비를 보탤겸 저녁 알바를 뛴다고 했다. 그의 지난 얘기를 들으면서 한없는 서글픔이 몰려왔다. 그것은 경험과 기억의 공통성, 그동안 감당했던 인생의 짐과 앞으로 걸어갈 길의 공통성에서 비롯된 서글픔이었다.

 

베이비부머의 세대 경험을 집약하는 개념을 도출했다. 바로 가교 세대이다.

 

1980년 "서울의 봄' 서울대학교 대학원 출정식이 있었던 5월 어느 날 아침 비장한 취지의 선언문을 낭독하던 한 친구는 계엄령과 함께.....비장한 취지의 선언문 작성자는 나였다.

 

노후에 기댈 언덕은 달랑 아파트 한 채이고, 주택 가격은 주택연금의 액수를 결정하는 유일한 자산이기 때문이다. 부모 세대에게는 평생 부친 땅과 같은 의미다.

 

나는 가끔 자서전을 읽었는데, 사람들이 어떻게 살았는지, 존재이유를 어떻게 추슬렀는지, 어떻게 늙어갔는지를 이해하는 데에 도움이 됐다.

 

퇴직한 사람들을 더 만났다....세상이 지시하는 대로 직장에서 밀려나 아직 마치지 못한 부양의무를 마저 이행해야 한다고 속울음 우는 이들을 말이다. 그들은 소리내어 울지 않았다.

 

근데 노사합의를 또 어떻게 하냐면, 우리 경영이 나쁘니까 200명 잘라야겠다, 나가줘야겠다, 그러면 가망없지요. 그러니 내 생각에는 정년 연장을 강제로 규정해봐야 별 의미가 없어요. 현장이 중요하지.

 

은퇴 전에는 일 없는 자유시간이 그토록 그립더니 퇴직하자마자 뭉텅이로 안겨오는 무한한 시간이 두렵다.

 

퇴직 평균 연령 55.9세, 경륜과 기술, 인간관계가 성숙한 경지에 도달해 한창 직장 헌신도가 높은 연령 집단, 아이들 대학 등록금을 힘들게 조달하고 자녀 결혼이라는 마지막 과업을 남겨둔 연령 집단, 이제 남은 의욕을 재가동해 은퇴 전 자신의 인생 목표를 완수하고 싶은 투지로 가득한 연령 집단에게 한국에서는 귀가 조치를 발령한다.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55~59세 연령대의 자살률이 가장 높았고, 50~54세 연령대가 뒤따른다. 다른 연령대에 비하여 50대에서 자살률이 높은 까닭은 퇴직과 함께 찾아오는 갑작스런 관계 단절, 고립감, 그리고 경제적 심리적 무력감 때문이다.

 

세대론의 관점에서, 베이비부머는 고령화된 부모와 자식들의 부양 책임을 무한정 짊어지려는 세대다.

 

1970년대가 한국 근현대사에서 너무나 독특한 위치에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1970년대는 근대와 현대를 연결하는 가교였다.

 

누가 당신의 다리가 되어줄까? 바로 당신 자신이다. 홀로 선 당신, 독립한 당신 자신이다. 독립을 위한 필수 요건은 세 가지다. 죽음(에 대한 명상), 일, 취미

 

3. 소감

이 책을 읽고 나니 50대의 책임을 좀 덜어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최소한 그들의 자녀가 미국처럼 독립을 하면 좋을 것 같은데, 그럴려면 부모 대신에 국가나 사회가 일정 정도 역할을 떠 맡아야 하고 이것이 사회 민주화, 경제 민주화의 요구로 귀결되는 것 같은데, 우리는 그럴 준비가 되어 있을까?

 

          2013. 5. 12. 부산에서 자작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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