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일기(기타)

예술감상 초보자가 가장 알고 싶은 67가지를 읽고

자작나무의숲 2013. 6. 6. 15:08

1. 개괄

김소영 기자가 쓴 <예술감상 초보자가 가장 알고 싶은 67가지>를 읽었다. 저자는 MBC 주말뉴스 부장을 맡고 있다. 엘리자베스 영국 여왕이 안동을 방문했을 때 리포트를 했던 바로 그 기자다. 이 책은 문화부 출입 기자 경력을 살려 1장에선 예술이란 무엇인가? 예술가는 어떤 존재인지를 생각한 글을, 2장에서는 평면적이고 2차원적인 회화, 사진 등 공간예술을, 3장에서는 시간예술을, 4장에서는 연극으로 대표되는 종합예술을 다루었다.

 

2. 발췌

아름다움은 추함이 없으면 드러나지 않는 법이죠. 예술은 결국 미와 추를 다 포함하는 개념이에요(손진책)

 

예술의 거시적 역사는 무엇을 그렸느냐 무엇을 연주했느냐의 시대에서, 누가 그렸느냐 누가 연주했느냐의 시대로 이동해왔다.

 

톨스토이는 예술을 즐거움의 수단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멈춰야 한다면서, 예술은 사람과 사람을 결합시키는 수단으로, 사람은 언어를 통해 사상을 전달하고 예술을 통해 감정을 전달한다고 주장했다. 위대한 예술은 '감동'을 전하는 것이며, 이해하기 쉽고 용이해야 한다는 게 톨스토이의 결론이다.

 

모든 사람이 혁명의 권리를 인정한다. 다시 말해서 정부의 폭정이나 무능이 너무나 커서 참을 수 없을 때에는 정부에 대한 충성을 거부하고 정부에 저항하는 권리 말이다(헨리 데이비드 소로)

 

어떤 사람이 괜찮은 사람인지 아닌지 알고 싶다면, 그가 일을 마친 후 여유로운 시간에 무엇을 하고 지내는지를 관찰하면 된다.

 

인생이 살 가치가 있다는 것을 일깨워주는 것, 그것이 모든 예술의 궁금적 목적이다(헤르만 헤세)

 

작품은 x축과 y축으로 이뤄지는 좌표평면 위의 점이다. 공시적으로 또 통시적으로 봐야 한다.

 

19세기 말, 20세기 초에 등장한 인상주의는 획기적인 사건이었는데 이때 역사상 처음으로 예술가의 손기술보다 생각이 주목받았기 때문이다.

 

정력과 감성을 희생하면서까지 비대할 대로 비대해진 지식인의 존재가 이미 해묵은 딜레마가 되어 버린 문화권에서, 해석은 지식인이 예술에 가하는 복수다(수전 손택)

 

미국에서 30년 이상 저소득층 학생들을 교육하는 데 헌신해온 루비 페인 박사에 따르면, 저소득층에서 주먹을 자주 사용하는 이유는 말을 할 줄 모르고 말이 존중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

 

인상주의 그림은 한 가지 신기한 특징이 있는데 가까이서 보면 급하게 그린 엉터리 붓질 그림 같지만, 멀리 떨어져 볼수록 아름답다는 것이다. 그리고 대체로 작품에서 풍겨나는 분위기가 따뜻하고 밝다.

 

내가 운보를 다시 생각하게 된 것은 그가 화가 가운데 유일하게 자신의 친일행적을 공개적으로 사죄했기 때문이다.

 

소설가 밀란 쿤데라는 <불멸>이란 책에서 사람들은 불멸 앞에서 평등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불멸에는 크게 세 가지가 있다. 작은 불멸, 큰 불멸, 우스꽝스런 불멸이다.

 

세월은 흐르고 시대는 변화는 법, 당연히 오케스트라와 지휘자의 위상에도 변화가 왔다. 강요하지 않는 탈권위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다시 말해 '나를 따르시오'에서 '우리 함께 갑시다'로 변했다.

 

우리가 그렇게 외쳐대는 도시의 경쟁력이라는 것, 국가의 경쟁력이라는 것은 알고 보면 도시민과 국민의 향유하는 문화몌술의 수준과 그 접근성에서 비롯되는 것은 아닐까

 

나는 기술의 발달로 모든 음악을 안방에서 즐길 수 있는 시대에 새로운 클래식의 돌파구는 바로 민요와 민속 음악에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브레히트 작품을 참고해 <사천가>, <억척가>를 만들어 21세기형 판소리꾼으로 각광받는 이자람은 <홍보가>만 부르면 다섯 마당을 완창하게 된다.

 

고대인들에게 인생의 행복이란 교양 있게 늙는 것이었고, 교육이란 교양을 가르치는 것이었으며, 교양을 고취시키는 것은 '연극'이었다.

 

슬픔이 웃음보다 나음은 얼굴에 근심함으로 마음이 좋게 됨이라. 지혜자의 마음은 초상집에 있으되 우매자의 마음은 연락하는 집에 있느니라(솔로몽 왕의 <전도서>에서)

 

희극이 보통 사람보다 못한 악인을 모방하는 것이라면 비극은 보통 사람보다 나은 선인을 모방하는 것(아리스토텔레스)

 

현대에서 와서 입이 있어도 말을 못하고 눈물이 나도 울지 못하는 사람의 마음 속 응어리를 시원하게 베어주는 것은 물론 법원에서 할 일이지만, 이와 비슷한 역할을 하는 공연장르를 꼽아보라면 나는 지체하지 않고 연극을 꼽겠다.

 

나는 인간 내면의 깊은 상처를 치유하는 방법으로 기도의 힘을 믿고 있다. 그리고 종교를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에게는 글쓰기의 힘이 바로 기도와 같다고 이야기하곤 한다.

 

3. 소감

저자에겐 사회에서 얻은 지식과 경험을 타인과 나눠야 한다는 소명의식이 있는 것 같다. 예술에 대한 열정적인 헌신, 객관성을 갖춘 책임감, 균형 잡힌 판단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서양의 예술과 우리의 예술을 골고루 다루는 데서 균형감이 돋보였다. 재미 있고 쉽게 씌여져 금방 다 읽었다. 

 

                2013. 6. 6. 부산에서 자작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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