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일기(인물)

리콴유자서전을 읽고

자작나무의숲 2013. 6. 4. 21:07

1. 개괄

2004. 10. 7. 읽은 <리콴유 자서전>의 내용을 뒤늦게 정리한다.

저자는 싱가포르 초대총리를 지냈는데, 말레이 반도 끄트머리에 자리잡은 작은 섬나라를 30년 만에 가장 깨끗하고 친절한 부국으로 일으켜 세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1946년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법학을 공부하면서 처음으로 사회주의를 접하고 사회민주주의를 정치적 신념으로 굳혀 나갔다. 1950년 변호사가 되어 돌아온 그는 노동운동에 열성적으로 가담했고, 1954년 인민행동당을 창당하여 1959년 인민행동당이 의회 다수당이 되면서 싱가포르 자치령의 총리가 되었다. 작은 도시국가 싱가포르를 살릴 수 있는 방법이 말레이시아 연방에 가입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생각하고 1963년 연방 가입을 성사시켰으나 대규모 민족 폭동으로 1965년 연방 탈퇴를 선언했다. 이후 1990년까지 독립국 싱가포르의 총리로 있으면서 조그만 도시국가를 세계적인 부국으로 올려 놓았다.

 

2. 발췌

나는 현재의 싱가포르가 있기까지의 험난한 역정을 국민들이 반드시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무엇보다도 나는 정직하고 유능한 정부, 공공질서와 안보가 보장되는 사회, 사회 경제적 발전 등이 저절로 생겨난 것이 아님을 국민들이 기억해 주기를 바라고 있었다.

 

말레이인이 정권을 잡고 있는 말레이시아와 중국인이 대다수를 차지하는 싱가포르의 동반 관계는 불편할 수밖에 없었다.

 

정부의 절대적 필요성 그리고 권력이야말로 혁명적인 변화를 주도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라는 점은 내가 만약 일본군 점령 시절을 겪지 못했더라면 절대로 이해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예외의 경우도 있었다. 한국인은 일본이 한국을 통치하기 시작했을 때부터 저항을 멈추지 않았다.....일본은 수많은 한국인을 죽였지만 그들의 혼을 결코 꺽지 못했다. 그러나 한국인과 같은 경우는 흔치 않았다. 

 

나는 범죄를 감소시킨다는 이유로 오히려 범죄에 대한 관대한 처벌을 주장하는 사람들을 이해할 수가 없다. 내가 일본군 점령 시절과 그 이후의 싱가포르에서 겪었던 일들은 그들의 주장과는 정반대였다.

 

평화롭게 진행된 이번 파업사태를 지켜보며 정부에게 불만이 있으면 합법적인 방법으로 얼마든지 문제를 제기, 시정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비공산주의 그룹들은 크게 고무되었고 용기를 얻었다.

 

F. A. 추아 판사는 실용적인 사고와 법정 바깥 세상의 현실을 직시할 수 있는 눈을 가진 사람이었다. 프릿과 검찰측의 최종 변론이 끝나자 추아 판사는 지루한 법률 해석을 건너뛴 채 피고인들이 <파자르>에 게재한 기고문들은 반란교사를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니라는 판결을 내렸다. 이윽고 피고인 여덟 명에게 무죄가 선고되었다 하지만 유죄판결이 내려지면 정부를 마구 질타할 태세를 갖추고 있던 언론에게는 무척 김 새는 일이었다.추아 판사는 이번의 판결에 대해 필요 이상의 언급을 자제했다. 그는 무척 신중한 사람이었다.

 

내가 예견했던 문제는 권력에 탐닉하는 것이었다. 나는 소외계층 출신의 옹 엥관이 시장이 되자 어떻게 권력에 눈이 멀어 직권을 남용하는지를 목격했다. 나는 인민행동당의 각료와 의회 간부, 그리고 의원들에게 직권을 남발하지 말라고 누차 경고했다. 그러나 사실 그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었고, 결과적으로 우리가 우리의 지위를 이용해 공직자들에게 압력을 가하는 일이 빈번히 일어나게 되었다.

 

서른 다섯의 젊은 나이에 집권을 한 것이 내게는 심적인 부담이 되었다. 나는 무엇을 경영, 관리했던 경험이 전무했다.

 

툰쿠, 라자크, 이스마일이 싱가포르를 말레이시아로부터 분리시키려고 한 진정한 이유는 무엇이었는가? 그들은 만약 우리에게 헌법이 보장하는 정치적 권리를 행사하도록 허용한다면 결국 우리에게 패배할 수밖에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3. 소감

리콴유 자서전은 말레이시아 연방에서 분리될 당시 신생 독립국 싱가포르를 지키기 위해 모든 것을 다 바칠 각오였음을 밝힌 후 다음과 같은 문장으로 끝을 맺는다. '그러나 내 남은 생을 다 바쳐 일한 결과, 우리 싱가포르가 단지 이름뿐인 나라가 될지, 아니면 번영하는 나라가 될지는 당시 나로서는 알 수 없었다'

 

그는 1955년 인민행동당을 결성하여 총선에서 입법평의회 의원이 된 이래 싱가포르 자치령 헙법 타결, 국민투표로 말레이시아 연방 가입 결정, 말레이시아 연방에서 분리독립 같은 결정적인 시기에 통찰력과 순발력을 발휘하여 위기를 넘기고 국익 신장을 도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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