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단상

영화 7번방의 선물을 보고

자작나무의숲 2013. 1. 26. 18:43

1. 류승용의 발견

배우 오달수, 김정태, 정만식, 박원상의 연기가 돋보였다. 배우 류승용의 바보 연기는 웃기는 것이 아니라 울리는 힘이 있었다. <최종병기 활>, <광해, 왕이 된 남자>에서 본 배우 류승용은 잊어야 할 것이다.

 

2. 줄거리

지적 장애를 가진 이용구는 유아 유괴 살인죄로 기소되어 교도소 7번방에 수용되는데 우여곡절을 거쳐 그의 딸 예승과 함께 감방생활을 하게 된다. 기소된 사건은, 피해자가 빙판길에 미끄러져 벽돌에 맞아 죽은 것인데, 피해자가 경찰청장의 딸이라는 점에 경찰관은 어설픈 목격자의 진술을 토대로 서둘러 범인을 지목하고, 이용구가 지적장애 때문에 방어를 제대로 못하였으며, 국선변호인은 무능하거나 무관심하였으며, 경찰청장은 이용구에게 범행을 부인할 경우 예승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고 협박하는 바람에 결국 이용구는 법정에서 범행을 전부 시인하고 결국 사형판결이 선고되고 집행된다. 이예승은 커서 사법시험에 합격하고 사법연수원이 같은 사건을 토대로 연 모의재판에서 변호인 역할을 맡아 무죄선고를 이끌어낸다.

 

영화 보는 내내 웃겼다가 울렸다 한다. 그러나 나는 예전에 보았던 <하모니>와 달리 이번에는 전혀 눈물이 나지 않았다. 아마도 누명을 못밝혀내고 사형을 선고한다는 설정이 불편했기 때문이리라.

 

3. 사형제 논쟁

형벌의 목적은 대체로 인과응보, 범죄예방으로 설명되어 왔지만 근대에 이르러 인과응보는 형벌의 목적이 아닌 것으로 정리되었다. 신문 보도에 의하면 피고인이 사형선고를 받아도 피해자 유족의 분노는 해소되지 않는다고 한다.

범죄예방효과 중 특별예방효과는 사형제나 종신형이나 당해 피고인이 재범을 저지를 수 없다는 점에서 동일하고 다만, 집행비용이 싸냐, 비싸냐 차이만 있을 뿐이다.

다음으로 일반예방효과는 사형 집행 건수나 비율이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진 미국이나 중국이 재범 내지 재소자 비율에서 매우 높은 반면, 사형제가 오래 전에 폐지된 유로 회원국들이 재범 내지 재소자 비율이 낮다는 점에서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이 영화처럼 오판이 선고되고 사형이 집행되었을 경우 이를 시정할 방법이 전혀 없다는 점에서 치명적이다. 

 

4. 사족

형사재판 중 한 번도 사형 선고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나마 잠시 웃을 수 있는 영화였다. 

 

         2013. 1. 26. 부산에서 자작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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