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일기(정치사회)

법은 왜 부조리한가를 읽고

자작나무의숲 2012. 7. 24. 22:08

1. 개괄

레오 카츠 <법은 왜 부조리한가>를 읽었다. 저자는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교 로스쿨의 프랭크 카라노 석좌교수를 역임하고 있다. 이 책은 법은 왜 상생거래를 거부하는가, 법은 왜 허점투성이인가, 법은 왜 그렇게 이분법적인가, 우리는 왜 악행을 모두 처벌하지 않는가를 소주제로 다루고 있다.

 

2. 발췌

후견적 간섭주의가 있다. 한마디로 설명하자면, 누군가가 자신에게 해로운 일을 하려고 든다면 표면상 드러난 그의 의도가 무엇이건 간에 우리는 그를 제재할 권리가 있다는 주장이다.

 

약속을 거부할 경우 법이 하는 일은 그들이 손해를 배상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그 이상의 조치는 노예 취급과 다름없다고 간주한다.

 

응급실에서 앨의 다리를 치료하는 대신 클로이의 손가락을 치료하기로 한 합의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것은, 곧 원칙을 그렇게 적용할 통상적인 이유가 없는 상황에서의 합의는 인정하지 않아야 한다는 뜻이다......우리는 다리를 치료받을 앨의 권리를 양도할 수 없는 것으로 판단한다. 그 이유를 이해하기는 어렵지 않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순환 논리에 빠지거나, 아니면 상생론처럼 꽤 설득력 있는 원칙을 포기해야 하기 때문이다(가정한 응급실 상황= 앨은 두다리 부상, 클로이 손가락 부상, 베아가 한쪽 다리 부상을 입은 상황에서, 앨이 클로이에게 치료 우선권을 양보하는 것이 허용되는가?).

 

죄수는 여기서 고문받지 않을 최우선 권리를 포기하는 대신 감형을 받으려고 한다......대중은 형법과 손해배상법의 요청에 따라 최우선 권리 소유자에게 부당한 고통의 위험을 부여하지 않고자 희생했는데, 이 모든 희생이 무위로 돌아갔다고 항변할 수 있는 것이다. 그 모든 희생이 죄수가 고문받지 않도록 보호하는 데 쓰이지 않고 별안간 형기를 줄이는 데 쓰이기 때문이다.

 

단 한 사람이라도 특이하게 변형시켜 소유권을 팔 수 있도록 허용할 경우, 이런 종류의 재산으로 이익을 얻거나 그럴 가능성이 있는 모든 사람에 대한 정보를 처리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은 엄청나게 상승한다.

 

관할 주에 따라 다르지맍 자발적 안락사는 물론이고 수술이라든가 마사지, 스포츠 등 신체 권리를 침해하는 행위에서는 단순한 합의가 아닌 동시에 합의하는 방식이 필요하다. 개인 서비스 계약의 특정 이행을 금지하는 것도 이와 비슷한 맥락이라고 할 수 있다.

 

왜 우리는 자신을 노예로 팔 수 없을까? 그런 행위는 개인 서비스 계약에 대해 특정이행을 허용하는 행위가 되기 때문이다.

 

그것은 단지 X가 어떤 것을 Y보다 더 강렬하게 욕구한다고 해서 법적으로나 도덕적으로 Y보다 더 강력하게 권리주장을 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바꿔 말하면, 요구와 욕구, 이익과 선호는 다르다.

 

개인의 권리를 존중하는 사회는 동시에 상생 원칙을 존중할 수 없다. 이것이 바로 센이 꿰뚫어본 핵심이다.

 

입법기관이 제장한 법이든, 판례에 따른 법이든 간에 인간이 만든 법은 실제 근거보다 과잉 규제 혹은 과소 규제하는 불일치를 보인다......이러한 불일치의 원인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그들은 불완전한 예측과 불완전한 지혜 때문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불완전한 예측이란 입법자가 모든 상황을 예측하고 법을 만드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의미고, 불완전한 지혜란 이론상 모든 상활을 예측할 수 있다고 쳐도 실제로 그런 사건을 접했을 때 제대로 판단을 내리기 쉽지 않다는 뜻이다.

 

a와 b라는 두 대안의 최종 순위는 제3의 대안인 c를 유권자가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법에 이런 허점이 발생하는 이유는 다기준 의사결정을 내려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허점이 그대로 유지되는 이유는 이 두가지 원칙을 고수하기 때문이다.

 

고의적 반칙은 규칙을 위반하는 행위다. 범칙자는 규칙을 위반하면 벌칙을 받게 될 것을 분명히 알지만, 어쨌든 그것이 이윽이라고 정확하게 계산한 뒤에 행동한다.

 

법이 이분법적 판결을 고집하는 이유는 실제적 경계든 개념적 경계든, 경계에 존재하는 모든 것을 향한 사람들의 비합리적 공포심에서 나온다고 제루바벨은 설명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런 경계에 서 있는 것들을 두려워한다.

 

나중에 선의의 구매자가 보유한 라디오를 보게 된 원래의 주인이 본디 자기 물건이니 되돌려 달라고 요구한다......전 세계적으로 법원은 두 가지 대안 중 하나를 선택한다......쿤스는 이렇게 말한다 "어느 쪽도 어리석게 행동하지 않은 사건임을 고려할 때 서로의 권리가 평형을 이룬다."

 

후삭은 어떤 사람이 범죄를 저지를 때마다 그가 그렇게 행동하게 된 이유를 고려해 긍정적으로 볼 수 있는 점이 있다면, 그것이 완전한 면책을 부여할 만큼 대단하지는 않더라도, 그 점을 인정하자고 주장했다.

 

에로의 정리는 무엇보다 선택 대안을 조작할 가능성을 논리적으로 제거할 수 없음을 입증한다.

 

3. 소감

경제학, 철학, 통계학, 정치학을 이용하여 법의 허점을 분석한다. 일상 생활에 대입해보면 재미 있는 결과가 나온다. 재미 있는 주제를 다루었지만, 법학도도 온전히 이해하기는 어렵다.

 

               2012. 7. 24. 부산에서 자작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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