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일기(성찰)

변방을 찾아서

자작나무의숲 2012. 6. 30. 21:14

1. 개괄

신영복 선생 <변방을 찾아서>를 읽었다. 이 책은 저자가 자신이 쓴 글씨가 있는 곳을 찾아가서 그 글씨에 얽힌 이야기를 풀어내는 것이다. 경향신문에 연재된 것을 책으로 묶은 것이다.

 

2. 발췌

여행이란 자기가 살고 있는 성을 벗어나는 해방감이 생명이다. 부딪치는 모든 것들로부터 배우려는 자세가 없다면 여행은 자기 생각을 재확인하는 것이 된다.

 

어둠이 북극성을 보여 주듯이, 지혜의 신 미네르바의 부엉이가 황혼에 날개를 펴듯이 변방은 변방 특유의 조망을 가지고 있었다.

 

모든 살아 있는 생명은 부단히 변화한다. 변화하기 때문에 살아 있는 것이다. 중심부가 쇠락하는 가장 큰 이유는 변화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변방이 새로운 중심이 되는 것은 그곳이 변화의 공간이고, 창조의 공간이고, 생명의 공간이기 때문이다.

 

변방이 창조 공간이 되기 위해서는 콤플렉스가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중심부에 대한 열등의식이 없어야 하는 것이다.

 

허균의 호민론은 백성을 항민, 원민, 호민으로 나눈다. 항민은 순종하며 부림을 당하는 백성, 원민은 윗 사람의 수탈을 원망하지만 행동으로 나서지 못하는 나약한 백성임에 비하여, 호민은 허균이 찾는 변혁 주체라 할 수 있다.

 

지혜로운 사람은 세상에 자기를 잘 맞추는 사람이고, 어리석은 사람은 세상을 자기에게 맞추려고 하는 사람이다.....역설적인 것은 이처럼 우직한 사람들에 의해서 세상은 조금씩 새롭게 바뀌어 왔다는 사실이다.

 

인류 문명사는 변방이 다음 시대의 중심이 되어 온 역사이다. 오리엔트 문명은 변방인 지중해의 그리스 로마로 그 중심을 옮겨 간다. 그리고 다시 갈리아 북부의 오지에서 합스부르크 왕조 600년의 문화가 꽃핀다. 그리고 근대사의 중심부는 해변의 네덜란드와 섬나라 영국으로 옮겨 가고, 다시 영국의 식민지였던 미국으로 이동한다.

 

3. 소감

변방을 공간적 개념이 아니라 자기 성찰로 이해하는 저자의 관점이 돋보였다.

 

     2012. 6. 30. 부산에서 자작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