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일기(성찰)

야성의 사랑학을 읽고

자작나무의숲 2011. 7. 6. 19:56

목수정 <사랑의 야성학>을 읽었다. 소셜 디자이너 박원순님이 어느 책에서 추천하는 것을 보고 골랐다. 저자는 프랑스 남자와 결혼하지 않고 살아가고 있으며 그와 사이에 딸 하나를 두고 있다. 몇 문장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우리 시대의 가장 신랄하고 명료한 지성, 하워드 진이 일찍이 말하지 않았던가. 인류가 저지른 가장 참혹한 사건들은 불복종이 아니라 복종에 의해 이루어졌다고. 나는 여기에 한마디 더 덧붙인다. 인류가 이룬 가장 위대한 해방은 복종이 아니라 불복종을 통해 이루어졌다고.

 

줄리아 크리스테바는 저서 <사랑의 역사>에서 정신이 겪는 모든 아픔은 사랑의 결핍이라는 문제를 관통하고 있다는 사실을 기록하고 있다.

 

신경생물학자들은 누군가 우리 몸을 다정하게 쓰다듬어 줄 때, 정성으로 애무할 때, 천연 모르핀인 엔도르핀이 분비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모든 마음의 병은 애정의 결핍에서 왔다.

 

(프랑스 68혁명 당시) "금지를 금지하라!" 삶의 모든 영역에서 같은 구호가 외쳐졌다.

 

언제나 호전적인 정부는 성을 억압하고 싶어 한다.

 

그동안 발표된 금욕주의적 성교육의 효용성에 대한 논문 13편을 분석한 결과, 금욕과 절제를 근간으로 하는 성교육이 성병의 확산이나 원치 않는 임신을 막지 못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프랑스의 정신분석학자 보리스 시륄니크가 말한 것처럼 과거의 지독한 상처의 기억이 없다면 우리는 행복하지도 불행하지도 않을 것이며, 또한 창조성은 고통의 자식이지만 그렇다고 고통이 모든 창조성의 어머니는 아니다.

 

우울증을 가장 심하게 겪은 집단은 다섯 살 무렵에 수용소로 끌려갔던 아동 그룹이었는데, 사회적으로 가장 큰 성공을 거두고 가정에서 깊은 행복을 누린 이들도 바로 이 집단이었다. 이들은 자신들이 받은 극심한 상처를 극복하기 위해 행복에 집중투자를 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보리스 시륄니크는 사랑은 관계를 맺는 행위라기보다 '알아보는 행위'라고 말한다.

 

여성이 행복하고, 기쁜 마음으로 아이를 낳을 수 있는 사회적 조건을 만드는 것, 그것이 저출산의 저주를 탈피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낙태를 금지하고 , 피임절차를 방해하는 등의 방식은 필연적으로 재앙을 낳을 뿐이다.

 

홀로 충만한 존재인 여성들은 외부에 대한 공격본능을 키울 일이 없다

 

여성의 지위가 높은 지역에서 건강수준이 높은 이유는 여성의 지위가 해당 사회가 얼마나 평등주의자이며 친화적인 사회인지를 보여 주는 하나의 지표이기 때문이다. 이런 사회에서는 남성들의 지배의 위치를 차지하기 위해 경쟁할 때 감수해야 하는 비용이 건강, 특히 남성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도 적다

 

많은 사람들에게 그들이 찾아 헤메는 사랑의 원형은 그들의 어머니이다.

 

일찍이 엥겔스는 "남성에 대한 여성의 관계, 강자에 대한 약자의 관계를 통해서 인간이 어느 정도까지 원시적 야만성을 극복했는지 가장 명확히 알 수 있기 때문에, 여성이 자유와 양성 평등의 정도로 인류의 진보 상태를 가늠해볼 수 있다"라고 기술하였듯이.

 

프랑스에서는 부모와 같은 침대에서 아이를 재우는 일은 결코 있어서는 아니 될 불문율로 여긴다. 여기엔 부부의 사랑이 한 가정의 중심이어야 한다는 생각이 밑바탕에 깔려 있다.

 

프리허그 운동. '원하는 사람은 누구나 안아 준다'는 피켓을 들고 거리에서 사람들을 안아준다는 이 착한 운동은 현대사회가 앓는 고통에 대한 첫 번째 치유가 접촉에 있음을 일깨우는 가장 단순하고 강력한 평화운동이다.

 

빌헬름 라이히는 성격분석을 할 때 목소리의 톤에 관심을 기울여 왔다. 그는 목구멍에 '갑옷'이 있는 경우 목소리가 대개 낮고 단조롭다는 것을 알았다.

 

좌도 우도 아니고, 아름다움이 세상을 결국 구원할 것이라고 믿는다.

 

'성적으로 행복한 사람은 어떤 도덕적 지지물도 필요로 하지 않으며, 자신의 가장 자연스러운 종교체험을 가진다. 삶은 이처럼 단순하다. 삶은 삶을 불안하게 만든 인간 구조에 의해서만 복잡해진다' 고 빌헬름 라이히는 말했다.

 

이 책을 읽고 나니 '여성이 행복한 사회에서는 남성도 행복하다' '장애인이 살기 편한 세상은 비장애인도 살기 편하다'는 글귀가 생각났다.

 

            2011. 7. 6. 진주에서 자작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