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일기(성찰)

속도에서 깊이로

자작나무의숲 2011. 4. 17. 14:32

윌리엄 파워스 <속도에서 깊이로>를 읽었다.  저자는 미국에서 활동하는 자유기고가다. 이 책은 디지털 도구가 분주한 삶을 만들고 깊이 있는 삶을 앗아간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음미해볼 만한 구절은 다음과 같다.

 

인간의 정신세계를 내적인 측면과 외적인 측면으로 나누었을 때 디지털 세상에서 외적인 측면이 더 중요하게 여겨진다.

 

이 책의 전제는 다음과 같다.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철학, 즉 더 올바르고 행복한 삶으로 가는 길은 바로 과거에 있다는 것이다.

 

깊이는 우리가 체험하는 삶의 단면들과 진정으로 연결되어 있을 때 느끼는 자각, 감정, 이해의 폭이다.

 

시간의 공백은 디지털 도구를 실용적인 도구에서 창조성, 깊이, 초월성의 도구로 만드는 촉매제 역할을 한다.

 

철학자 폴 틸리히는 외로움은 홀로 있는 괴로움을 표현하기 위한 단어인 반면 고독은 홀로 있는 영광을 표현하기 위한 단어라고 말했다.

 

디지털 도구는 번개 같은 속도로 일을 처리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디지털 도구의 속도와 우리 사고의 속도를 혼동해서는 안 된다. 스크린은 빠른 속도로 업무 간 전환을 가능하게 하지만 한 가지에 집중하지 못하게 하기 때문에 업무 자체에 대한 우리의 수행 능력은 그만큼 둔화되고 있다.

 

컴퓨터를 끈다. 휴대전화도 꺼라. 그러면 주위에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첫발을 떼는 손자, 손녀의 손을 잡아주는 것보다 더 소중한 순간은 없다(구글 회장 에릭 슈미트)

 

소크라테스는 파이드로스에게 문자언어는 위험한 발명품이라고 말했는데 그 이유는 구두 의사소통을 할 때처럼 정신이나 사상이 자유롭게 흐르며 실시간으로 변하는 것을 가로막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대화는 쌍방향이지만 문자언어는 일방통행이다.

 

가난한 자는 적게 가진 사람이 아니라 더 많이 원하는 사람이다(세네카)

 

세네카가 루킬리우스에게 보낸 편지 "자네는 내게 피해야 할 대상이 무엇인지 말해달라고 했지. 내 대답은 이렇다네. 바로 군중이네. 군중에게 자네 자신을 맡기는 모험은 하지 말게.....집으로 돌아올 때의 나는 밖으로 나갈 때와 같은 성품을 가진 인간이 아니라네. 무언가가 나의 내적 평화를 방해했기 때문이네.

 

오늘날 우리가 소중히 여기는 자유와 평등의 가치는 보편화된 읽기가 개개인에게 부여한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힘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우리는 곧 우리가 되풀이하는 행동과 같다. 그러므로 탁월함은 의도된 행위가 아니라 반복된 습관에서 비롯된다(아리스토텔레스)

 

인간의 본성은 18세기 이후로 많이 변하지 않았다. 내면을 먼저 들여다보고 긍정을 강조하라. 그 다음부터는 규범이 당신을 이끌 것이다.

 

원시적이고 외딴곳에 사는 것도 좋겠지만 문명의 변두리에서 벗어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소로)

 

소로의 방법은 외적인 삶이 강요하는 복잡한 층을 벗겨내고 단순화하고 또 단순화하는 것이며 그렇게 함으로써 잃었던 깊이를 되찾는 것이었다.

 

내 오두막에는 3개의 의자가 있다. 하나는 고독을 위해, 다른 하나는 우정을 위해, 또 다른 하나는 세상을 위해서다.

 

중요한 것은 이 세상에서 벗어나는 것이 아니라 세상 안에 머무르는 것이다.

 

맥루한은 '매체가 곧 메시지다'라는 문구로 유명하다. = 그는 기술이 전달하는 내용보다 기술 자체가 인간에게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했다. 인간이 사용하는 도구는 바로 신체의 확장이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그가 남긴 중요한 메시지는, 비록 기술이 인간의 의식에 어느 때보다 영향을 끼치고 있지만 그것도 여전히 우리의 의식이라는 것이다. 기술에 이끌려 다닐 것인지 의식을 통제함으로써 삶 자체를 통제할 것인지 결정하는 것은 결국 우리다. / 당시 기술에 대한 일반적인 생각은 다음과 같았다 '중요한 것은 메시지와 내용 자체이지 이를 전달하는 도구가 아니다' 

 

맥루한은 핫 미미디와 쿨 미디어로 구분했다. 핫 미디어는 제공하는 정보와 자극의 양은 많고 사용자의 참여도는 낮은 매체, 쿨 미디어는 전달하는 정보의 양은 적은 반면 사용자가 적극적으로 참여해 빈칸을 채울 수 있는 매체

 

지구촌에 벗어나 당신이 살고 있는 곳에 관심을 기울여라.

 

스크린이 나쁘다는 것이 핵심은 아니다. 사실 스크린은 매우 좋다. 문제는 균형의 상실, 다른 것을 포기하는 것, 스크린을 향한 충동이 야기하는 마음의 상태다......저자가 실천하고 있는 방법은 금요일 밤부터 월요일 아침까지 모뎀을 끄는 것이다. 그 이틀을 인터넷 안식일이라고 불렀다.

 

일찍이 이어령 교수는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조화를 주장하며 디지로그라는 개념을 제시한바 있다. 스마트폰을 산 지 1달 반이 지났고 이제 디지털 세상에 맛을 들이고 있는 터에 이 책을 읽게 되어 당황스러웠다. 나쁜 습관이 배기 전에 읽어 볼 가치가 있는 책이다.

 

2011. 4. 17. 진주에서 자작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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