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일기(성찰)

관계에 대하여를 읽고

자작나무의숲 2010. 7. 18. 18:14

크리슈나무르티가 쓴 <관계에 대하여>를 읽었다. 법조선배에게 선물받은 책이다. 저자는 인도에서 태어나 13살에 신지학회에 들어가 신지학회의 지도자로 선택되었으나 어느 종교나 학파에도 속하지 않는 교사로서 두각을 나타냈다. 책의 내용 일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사랑하지만 소유하지는 않을 수 있을까요?

 

가장 중요한 것은 다른 사람이 어떻게 행동하느냐가 아니라, 우리들 각자가 어떻게 행동하고 반응하느냐라는 걸 우리가 깨달을 수만 있다면, 그리고 그 행동과 반응을 근원적으로 깊이 이해할 수만 있다면, 관계는 깊이 그리고 근본적으로 변화하게 될 것입니다.

 

국가에서든 개인에게서든 위안과 안전을 얻고자 하면 고립될 수밖에 없고, 고립 속에 있는 것은 갈등을 불러옵니다.

 

더 큰 어떤 것, 즉 정당이나 나라, 인종, 종교, 신 같은 것들과 자신을 이렇게 동일시하는 것이 권력추구입니다.

 

해탈은 마음이 자유로'워질'때가 아니라 자유로'울'때, 순간순간 있는 그대로의 것을 이해하는 데에 있습니다.

 

고립되어서는 살지 못합니다. 존재한다는 것은 곧 관계를 맺는 것이니까요. 따라서 우리의 문제는 관계인데, 그것이 갈등을 일으키고, 그것이 불행과 끊이지 않는 골칫거리를 만듭니다.

 

자기 앎이 지혜의 시작이며, 그것이 여러분의 문제와 더 나아가 세계의 문제들을 해결해줄 지혜입니다.

 

관계 안의 자아를 이해함으로써만 자아로부터 자유로워집니다.

 

근본적인 혁명은 단 하나뿐입니다.......그것은 우리 관계의 방식을 이해하기 시작하면서 경험될 수 있는 실체입니다.

 

집착이 있는 곳엔 사랑이 없고 의존이 있는 곳엔 두려움이 있다.

 

도전은 언제나 새로운데 우리의 반응은 전부가 언제나 낡고 조건 지어져 있습니다.

 

생각이 욕망을 간섭하지 않는다면 욕망은 끝난다는 말입니다.

 

아주 주의 깊게 살펴봄으로써 여러분은 모든 의존에서 자유로워져서 자신에게 빛이 됩니다. 이 말은 여러분이 완전히 홀로 있다는 뜻입니다.

 

알지 못한다고 하는 마음은 배우는 상태에 있습니다. 나느 배웠다고 말하는 순간 배우기를 멈춘 것이고, 그 멈춤이 더 확고하게 구분하게 만드는 겁니다.

 

'있는 그대로의 것'을 탈바꿈시키려면 '있는 그대로의 것'에 관심을 가지고 철저하게 관찰해야 하며, '되어야 하는 것'을 상상해선 안됩니다.

 

두뇌는 망상이나 신에서, 상상으로 만들어낸 이미지, 온갖 종류의 사물들 안에서 안전을 찾을 수 있으며, 그래서 긴장하게 될 수 있습니다.....두뇌는 생각을 통해 이 이미지를 만들었습니다. 철저하게 안전해지기 위해서지요.

 

이미지를 갖고 있으면 매우 편리합니다. 왜냐하면 더 이상 그 사람들을 살펴보지 않아도 되니까요.

 

이미지를 가지고 있지 않은 두 사람은 이 세상의 그 어떤 기적보다도 큰, 가장 기적적인 일입니다.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서로 간에 완전히 다른 종류의 교감이 있을 것입니다.

 

구분이 있는 곳에는 다툼이 있게 마련이고, 적개심이 있게 마련이며, 국가들 사이에서 계속되고 있는 온갖 일들이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구분이 있는 곳에 엄청남 혼란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구분을 우리는 '사랑'이라고 부릅니다. 

 

연사가 말하는 건, 슬픔에는 끝이 있다는 것, 인간과 인간 사이의 갈등에는 끝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거기에서 새로운 종류의 사회가 태어날 수 있다는 것이지요.

 

다 이해되는 것도 아니고 다 동의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심리적으로 의존하는 것이 관계를 더 어렵게 한다는 점, 이미지가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것'을 관찰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 전적으로 동의할 수 있었다. 메시아적 이미지를 단호하게 거부하고, 제자 또한 두지 않았으며 항상 개인 대 개인으로 가르침을 폈다는 저자가 눈에 띄었다.

 

       2010. 7. 18. 부산에서 자작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