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일기(성찰)

행복의 조건을 읽고

자작나무의숲 2010. 7. 4. 22:44

조지 베일런트가 쓴 <행복의 조건>을 읽었다. 저자는 세계 최장기 성인발달연구를 맡아온 미국의 정신과 전문의로서 현재 하버드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다. 그의 주된 관심사는 심리적 방어기제에 관한 경험적 연구였으며 성공적인 노화와 인간의 행복에 관한 더욱 폭 넓은 통찰로 이어졌다. 이 책은 814명에 이르는 성인 남녀의 삶을 70여 년 간 전향적으로 추적 조사한 하버드대학교 성인발달연구의 총 책임자로서 그 연구를 정리한 내용이다. 인상 깊게 읽은 구절은 다음과 같다.

 

평생 누릴 행복을 찾아가기에 아직 늦지 않았다. 로마의 철학자 세네카의 말처럼 '삶을 배우려면 일생이 걸린다". 늘 배우며 살라(이시형 박사)

 

베일런트는 '사람들이 겪는 고통이 얼마나 많고 적은가'보다는 '그 고통에 어떻게 대처하는가'를 집중적으로 파고들었다.

 

행복하고 건강하게 나이 들어갈지를  결정짓는 것은 지적인 뛰어남이나 계급이 아니라 사회적 인간관계다.

 

결혼과 믿음은 행복의 조건이다.

 

원칙을 따라거가나 문제를 피하는 게 아니라, 인생의 고통과 전제들을 진심으로 받아들이고 겸손한 자세를 취하는 것이 바로 행복한 삶의 열쇠라는 생각이 든다.

 

시간이 흐르고 흘러 성숙하고 또 성숙하여 / 다시 시간이 흐르고 흘러 쇠약해지고 또 쇠약해질 것이니(셰익스피어)

 

성인들의 발달과정을 살펴본 에릭슨은, 나이가 들수록 점점 더 사회적 지평이 확장된다고 믿었다. 50세 이후의 삶은 아래쪽으로 향하는 내리막길이 아니라 바깥으로 벋어나가는 길이었다.

 

젊은이들이 없다면 진보가 불가능하다. 그러나 노인들이 없다면 문화 자체가 형성되지 않을 것이다.

 

긍정적 노화란 사랑하고 일하며 어제까지 알지 못했던 사실을 배우고,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남은 시간을 소중하게 보내는 것이라는 말이다.

 

나는 성인도 꾸준히 발달한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직업적 생애를 바쳐 그 주제에 대해 더 깊이 연구해볼 가치가 있다고 여겼다.  

 

에릭슨은 노인들이 이루어야 할 통합의 과업 중 하나로 젊은이들이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도록 가르치는 일을 꼽았다.

 

인간의 성장은 흑 아니면 백으로 구분되기보다는 회색을 띤다.

 

현명한 마부는 욕망과 복종이라는 두 마리 말을 균형있게 다룰 줄 안다(플라톤)

 

우울할 때 말고는 절대 지난날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 마라. / 미래를 걱정하지 마라. 모든 것이 끝나기 전까지는 끝난 게 아니다(홈스 판사) 

 

공격성을 통제하는 것은 성적인 친밀감을 획득하는 것만큼이나 섬세한 자아의 균형감각이 필요한 행동으로서, 미래에 성인으로서 이루어야 할 주요 과업, 즉 친밀감, 직업적 안정, 생산성에 영향을 끼친다.

 

누군가를 열렬히 사랑할 수 있는 사람만이 크게 슬퍼할 수도 있다. 그러나 슬픔을 치유하는 것도 사랑이다(톨스토이)

 

예전에 없던 것을 새롭게 만들어내느 것이 창조성이라고 한다면, 생산성은 예전에 존재하던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세상에 만들어내는 것이다.

 

잘 사는 것은 오래 사는 게 아니라 잘 늙는 것이다.

 

사람은 모르지기 견뎌야 한다 / 이 세상을 떠날 때나, 이 세상에 태어날 때나 / 때가 무르익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리어왕 중에서)

 

젊음은 아름답지만, 노년은 찬란한다. 젊은이는 불을 보지만, 나이든 사람은 그 불길 속에서 빛을 본다(빅토르 위고)

 

안정적인 결혼생활, 어려움에 대처하는 자세, 금연, 적절한 음주, 규칙적인 운동, 높은 교육수준, 적당한 체중유지는 앞으로 30년 동안의 건강을 보장해줄 것이다.

 

아름다운 파도가 해변으로 밀려왔다. 그는 바위를 바라보면서, "아아, 슬프도다. 나는 저 바위에 산산이 부서져 흔적 없이 사라지고 말 것이다"라고 울부짖었다. / "내 아들아, 마음을 편히 먹으렴. 너는 절대로 무너지지 않을 것이다. 너는 파도가 아니라 바다이기 때문이다.(무명씨)

 

잘 늙어가는 데 필요한 것은 독백이 아니라 대화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매우 풍부한 책이다. 우선 사례가 매우 풍부하고, 행복의 조건에 관한 상세한 연구를 담고 있다. 행복은 누구나 꿈군다. 그런데 우리는 그게 무엇인지, 무엇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인지 잘 모른다. 이 책은 그 해답의 열쇠를 제공한다. 일독을 권한다.

 

              2010. 7. 5. 부산에서 자작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