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일기(역사)

<지금 이 순간의 역사> 저자 한홍구를 읽고

자작나무의숲 2010. 5. 8. 11:12

한홍구교수가 쓴 <지금 이 순간의 역사>를 읽었다. 저자는 성공회대학교 교양학부 교수로 있고, 한겨레신문에 '사법부 - 회한과 오욕의 역사'를 연재하고 있다. 이 책은 제목에서 드러나듯 현재 진행중인 역사를 쓰고 있다. 책 내용 중에는 동의할 수 없는 부분도 제법 있었지만, 현대사를 연구하는 학자의 또 다른 시각을 이해하는 계기가 되었다. 책 내용 중 일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1980년대 이후 한 세대에 걸친 역사가 광주로부터 비롯되었습니다.

 

전두환 정권은 실제 대중에게 먹혀들 정책이 무엇일까 고민한 끝에 과외 금지라는 꽤 파격적인 선물을 국민들에게 안겨주었어요.

 

용의 시대는 끝나고 이제 부엉이의 시대가 열릴 것입니다.

 

조선시대에 왜 포도청을 둘이나 두었을까요? 좌포청과 우포청이 있었잖아요. 왜 그랬을까요? 서로 견제하도록 하려는 거죠.

 

국민이 정부에 요구하는 것이 법치주의죠......힘을 가진 정부가 법치를 강조하면 뭐가 됩니까? 바로 경찰국가예요.

 

한국의 보수세력은 사회변동에 대한 열린 태도를 가져야 합니다. 열린 태도가 없으면 한국의 보수는 망합니다.

 

조선 후기로 오면서 과거 급제를 거의 몇몇 가문에서 해먹습니다. 좋은 집안 출신들만 붙잖아요. 점점 닫힌 체제가 되더니 자기들끼리도 반목하다 세도정치로 망했어요.

 

적어도 눈물을 흘릴 줄 아는 진보, 이념보다는 인간을 추구하는 진보가 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대중, 생활인들의 욕망을 생각할 줄 아는 진보가 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한국 현대사를 공부하면서 제가 느낀 점이 무엇이냐 하면, 역사는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가는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자기 동네에서는 여당인데, 중앙 무대에서만 야당 노릇을 하니까 전국적으로 야성을 발휘해야 할 상황에서 제 역할을 못하는 겁니다.

 

왜 가장 가난하고 가장 억압받고 가장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사람들이 진보정당이나 민주당을 지지하지 않고 한나라당에 표를 주는가? 그 지점에 대한 정확한 자기 반성에서 출발하지 않는다면 또다시 만년 야당의 길을 갈 가능성이 큽니다.

 

보수는 부패로 망하고, 진보는 분열로 망한다지만 2008년의 민주노동당 분당사태처럼 가슴 아픈 일은 다시 없을 겁니다.

 

강의했던 내용을 그대로 옮겨 적어서 생동감이 있다. 동시대를 다루는 것이라 긴장감이 느껴진다.

 

       2010. 5. 8. 부산에서 자작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