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일기(정치사회)

말콤 글래드웰 <아웃라이어>를 읽고

자작나무의숲 2010. 3. 28. 16:40

말콤 글래드웰 <아웃라이어>를 읽었다. 저자가 쓴 <블링크>라는 책을 재미 있게 읽은 기억이 있어 저자만 보고 책을 골랐다. 아웃라이어는 사전적 의미로 표본 중 다른 대상들과 확연히 구분되는 통계적 관측치를 말한다. 일반적인 규칙이 적용되지 않는 경우를 가리킨다. 이 책은 성공의 기회를 발견한 사람들이라는 부제가 말해주듯

개인적인 특성만으로는 성공을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즉, 성공은 재능이 기회를 만날 때 이루어진다는 법칙을 내세우고 입증한다.

 

인상 깊게 읽은 구절은 다음과 같다.

 

성공은 무서운 집중력과 반복적 학습의 산물이다.

 

무릇 있는 자는 받아 풍족하게 되고 없는 자는 그 있는 것까지 배앗기리라(마태복음)

 

우리가 속한 문화와 선조로부터 물려받은 것은 성취의 방향을 결정한다.

 

미래의 성공으로 어어지는 특별한 기회를 얻어낸 사람이 성공을 거두게 된다.

 

심리학자들이 재능 있는 이들의 경력을 관찰하면 할수록 타고난 재능의 역할은 줄어들고 연습이 하는 역할을 커진다.

 

사실 연구자들은 진정한 전문가가 되기 위해 필요한 '매직넘버'에 수긍하고 있다. 그것은 바로 1만 시간이다......1만 시간은 대략 하루 세 시간, 일주일에 스무시간씩 10년 간 연습한 것과 같다.

 

연습은 잘하는 사람이 하는 것이 아니라 잘하기 위해 하는 것이다.

 

C그룹에게 부족한 것은 무엇이었을까? 유전자에게 새겨진 것이나 대뇌피질에 각인된 것이 부족하진 않았다. 다만 우리가 방금 확인한 것, 즉 세상에 적합하도록 그들을 준비시켜줄 공동체가 부족했을 뿐이다.

 

한마디로 크리스 랭건은 자기 인생을 제대로 살아오지 못했다. 이는 아무리 뛰어난 천재도 혼자서는 자기 길을 만들어가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 친구들이 다른 사람보다 똑똑한 변호사여서가 아닙니다. 그들이 수년간 일해 오던 중 갑자기 세상이 변했고 그 친구들의 기술 가치가 대단히 높아진 겁니다.

 

성공에 반드시 필요한 기회가 늘 우리 자신이나 부모에게서 오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로부터 온다.

 

사람들은 대개 자율성, 복잡성, 그리고 노력과 결과의 연관성이야말로 일에서 만족을 느끼기 위한 필수요소라는 것에 동의한다. 아침 아홉 시부터 저녁 다섯 시까지 이어지는 근무시간에 행복한가 아닌가는 궁극적으로 얼마나 많은 돈을 버느냐에 따라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관건은 일 자체가 만족스러운가 아닌가에 있다......이 세 가지 요소를 충족시키는 것은 바로 가치 있는 일이다.

 

빌 조이와 빌 게이츠, 프로 하키 선수들, 천재들, 그리고 조셉 플롬의 사례를 모두 짚어본 우리는 성공이 환경과 기회의 강력한 조합으로부터 예측 가능한 형태로 떠오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문화적 유산의 힘은 강력하며 뿌리 깊게 박혀 있어 오래토록 지속된다. 또한 문화적 유산은 세대를 넘어 지속되는 것은 물론 그것을 탄생시킨 경제적, 사회적 배경이 소멸된 이후에도 살아남는다. 

 

우리는 각각 고유한 인격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그 밑바탕에는 우리가 성장해온 공동체의 문화적 환경을 통해 영향을 받은 것이 있으며, 그 차이는 놀라울 만큼 두드러진다.

 

서구인의 의사소통은 언어학자들이 '화자 중심'이라고 부르는 원칙, 즉 의사소통이 명확하게 이뤄지지 않으면 부정확하게 말한 화자에게 책임을 묻는 원칙에 기반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은 다른 많은 아시아 국가와 마찬가지로 청자 중심이다. 대화 내용을 알아듣는 것은 듣는 사람의 문제인 것이다. 대한항공 괌 사고 당시 기관사가 보기에 자신은 충분히 말했다.

 

영어의 숫자체계는 대단히 불규칙하지만 한국, 중국, 일본의 경우에는 그렇지 않다.....그렇기 때문에 아시아 어린이들은 미국의 어린이들보다 숫자 세는 법을 훨씬 빨리 배울 수 있다.

 

벼농사에는 두 가지의 두드러진 특징이 있다. 첫째, 노력과 결과 사이에 명확한 관계가 있다. 둘째, 복잡하다.

 

농부를 아침마다 들판으로 내몰아 일하도록 강요하는 시스템 아래서는 쌀농사처럼 복잡한 형태의 농업을 구현해낼 수 없다.

 

빈곤층 학생들에게 미국의 교육시스템은 작동하지 않는다. 긴 여름 방학이 안고 있는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키프 학교는 바로 그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키프 아카데미라는 실험적인 공립학교)

 

성공은 주어지는 것이다. 성공하는 사람은 기회를 얻었다. 물론 그들에게는 그 기회를 움켜잡을 힘과 마음자세가 있었다.

 

슈퍼스타 변호사와 수학 천재, 소프트웨어 기업가는 얼핏 우리의 일상적인 경험에서 벗어난 존재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그들은 역사와 공동체, 기회, 유산의 산물이다. 그들의 성공은 예외적인 것도 신비로운 것도 아니다.

 

재능은 성공의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이 아니다. 재능을 완전히 꽃피우기 위해서는, 기회와 노력과 행운이 모두 필요하다(역자 후기).

 

문화적 유산에 대한 논의는 영어 공용화론처럼 단순한 양상으로 펼쳐져서는 안 된다. 문화유산이 낳는 긍정적 효과와 부정적 효과를 모두 직시하고, 객관적으로 대처하는 자세가 필요하다(역자 후기).

 

말콤 글래드웰이 미국의 독자들에게 '아시아의 근면, 성실을 본받자'라고 말한다면, 우리는 반대로 고개를 들어 '서구인들의 평등함과 여유를 배우자'고 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역자 후기)

 

평범한 사람과 비범한 사람을 가르는 그 작은 차이, 작은 기회들을 더 많은 이들이 골고루 누릴 수 있는 세상을 글래드웰은 꿈꾼다(역자 후기).

 

기회의 균등, 이것이 보장되지 않으면 정의로운 사회라고 볼 수 없다. 이것이 인도주의에 기초한 당위가 아니라 역사적 근거가 있음을 이 책은 보여준다. 교육정책에 관여하는 사람들, 자녀 교육에 관심 많은 이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재미 있고 유익한 책이다.

 

          2010. 3. 28. 부산에서 자작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