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일기(책에대한 책)

장영희의 '문학의 숲을 거닐다'를 읽고

자작나무의숲 2009. 9. 20. 21:58

故 장영희 교수의 '문학의 숲을 거닐다'를 읽었다. 장영희 교수님의 책은 저자 이름만으로 선택하게 되는 책 중의 하나다. 이 책은 타인의 문학 작품을 소개하는 것을 목적으로 조선일보에 연재했던 글을 정리한 내용이다.

 

인상 깊게 읽었던 구절은 다음과 같다.

 

문학은 일종의 대리경험이다.

 

사랑은 눈으로 보지 않고 마음으로 본다(셰익스피어)

 

삶에 있어 최상의 행복은 우리가 사랑받고 있다는 확신이다(빅토르 위고)

 

좀 더 빛을(괴테의 유언)

 

이자벨, 삶이 더 좋은 거야. 왜냐하면 삶에는 사랑이 있기 때문에. 죽음은 좋은 거지만 사랑이 없어(헨리 제임스의 '여인의 초상' 중에서)

 

농노제의 폐지, 검열 제도의 철폐, 재판 제도의 개혁을 요구하는 사회주의 서클에 가담했다가 1847년 체포되어 사형이 언도되었으나 사형 집행 직전, 황제의 특사에 의해 감형되어 시베리아에 유배되었다(토스토예프스키)

 

논리보다 앞서서 우선 사랑하는 거예요. 사랑은 반드시 논리보다 앞서야 해요. 그때 비로소 삶의 의미도 알게 되죠('카라마조프의 형제들' 중에서).

 

신은 모든 곳에 있을 수 없기에 어머니를 만들었다

 

사랑의 신 큐피드의 화살도 금촉일 때 더욱 명중률이 높다(새무엘 버틀러)

 

그만큼 개인적으로 아무리 강한 의지와 노력이 있어도 할 수 없는 부분을 채워주는 것은 사회의 책임이다.

 

재미 있는 것은 우리는 눈을 뜨고 있는 동안 내내 행복을 추구하지만, 막상 우리가 원하던 행복을 획득하면 그 행복을 느끼는 것은 한순간이라는 것이다. 일단 그 행복에 익숙해지면 그것은 더 이상 행복이 아니기 때문이다.

 

사랑하지 못하는 마음이야말로 이 세상을 살아가는 데 가장 불편한 장애라는 것을 이해할 수 있을까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은 벌레라는 실체를 통해 현대문명 속에서 '기능'으로만 평가되는 인간이 자기 존재의 의의를 잃고 서로 유리된 채 살아가는 모습을 형상화한다.

 

오 헨리는 미국 단편을 더욱 인간적으로 만들었다.....나는 우울할 때마다 오 헨리를 읽는다(전기 작가 로버트 데이비드)

 

우리 각자의 영혼은 그저 하나의 작은 조각에 불과해서, 다른 사람들의 영혼과 합쳐져 하나가 되지 않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구요(존 스타인 벡의 '분노의 포도' 중에서)

 

어머니의 장례식에서 눈물을 흘리지 않는 사람은 누구나 이 사회에서 사형을 선고받을 위험성이 있다(카뮈)

 

반지 하나를 만들되 거기에 내가 큰 승리를 거둬 기쁨을 억제하지 못할 때 감정을 조절할 수 있고, 동시에 내가 절망에 빠져 있을 때는 다시 내게 기운을 북돋워 줄 수 있는 글귀를 새겨 넣어라(다윗 왕이 보석 세공인에게 명령)

 

'그 반지에 이것 역시 곧 지나가리라'고 새겨 넣으십시오(솔로몬 왕자가 보석 세공인에게)

 

사랑하는 것, 그리고 견뎌내는 것......이것만이 인생이고, 기쁨이며, 왕국이고, 승리이다(셸리)

 

누구든 글을 쓰는 이유는 스스로를 가르치고 이해하기 위해서, 그래서 결국 자기만족을 위해 글을 쓴다(알프레드 케이진)

 

문학은 인간이 어떻게 극복하고 살아가는가를 가르친다(윌리엄 포크너).

 

문학작품과 장교수님의 체험, 생각을 대조해보는 것도 읽는 재미를 더 해준다. 장교수님이 소개한 책을 기회되는 대로 읽어 보고 싶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

 

              2009. 9. 20. 부산에서 자작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