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일기(책에대한 책)

멜빈 브래그의 '세상을 바꾼 12권의 책'을 읽으니

자작나무의숲 2009. 2. 16. 20:52

멜빈 브래그의 '세상을 바꾼 12권의 책'을 읽었다. 저자는 유럽 문화예술계의 거장으로서 리즈대학교 총장 및 영국 예술진흥회 회장을 맡고 있다. 이 책은 세상을 바꾼 12권의 책을 소개하는데, 뉴턴의 '프린키피아 마테마티카', 마리 스톱스의 '결혼 후의 사랑', 영국 지배층 귀족의 '마그나 카르타', 영국 사립학교 관계자들의 '축구협회 규정집', 찰스 다윈의 '종의 기원', 윌러엄 윌버포스의 의회 연설 '노역무역 폐지에 관하여', 메리 울스턴크래프트의 '여성의 권리 옹호', 마이클 패러데이의 '전기에 관한 실험 연구', 리처드 아크라이트의 '아크라이드 방적기 특허 신청서, 윌리엄 틴들과 국왕이 지명한 54명 학자들의 '킴 제임스 성경', 애덤 스미스의 '국부의 성질과 원인에 관한 연구', 윌리엄 세익스피어의 '제1작품집'이 그것이다. 이 책들의 공통점은 저자 모두 영국인이라는 점이다. 인상 깊게 읽은 구절은 다음과 같다.

 

아인슈타인에게 연구에게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냐고 물었을 때,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상상력. 무엇보다도 그것이 중요하다"

 

경제적 능력이 허락한다면 남편과 아내는 각방을 써야 한다. 고독이란 마법이 없다면 그 어떤 영혼도 완전히 성장할 수 없기 때문이다(마리 스톱스).

 

마그나 카르타에 담긴 수많은 아이러니 중 하나는 당시 지배계층이 이루어낸 합의가 민주주의의 전거이자 자유의 근간으로서, 부당한 독재 권력에 맞서는 최고의 방어 장치가 되었다는 사실이다.

 

마그나 카르타가 지닌 힘의 근본은 지나치게 독선적인 권력에 대한 모든 도전의 합법화였다. 

 

당시에는 오늘날 축구라고 불리는 경기와 럭비 사이에 구별이 없었다. 때문에 전후반으로 나누어 각각 상대방의 규칙에 따라 경기하는 것이 일반화되었다. 하프타임은 여기서 생겨났다.  

 

생산된 개체는 일부만 살아남으며 그렇게 살아남은 개체는 대개 환경에 더 적합하고 더 잘 적응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는 개체의 차이에 의해 결정된다(찰스 다윈)

 

산책하면서 생각하는것은 위대한 업적을 이룬 사람들에게는 드문 습관이 아니다.

 

다윈의 자연관은 다수의 몰락으로 소수가 진보한다는 것이다.....가장 잘 적응하는 존재가 나머지를 희생함으로써 생존과 번식에 성공한다는 사실을 수많은 인간의 마음에 심어준 것이다.

 

진화론의 본질은 가장 우수한 종을 추구하는 경쟁이 아니다. 오히려 모든 생명체의 공통 기원에 중점을 두면서 현 생태계의 다양성을 찬미하는 것이다.

 

1792년에 윌버포스가 다시 하원에 노예무역 폐지 법안을 제출하자, 이번에는 국회의원 헨리 던다스가 '점진적인'이라는 결정적인 단어를 제시했다. 이 단어 덕분에 윌버포스의 법안은 230대 85로 통과되었다. 

 

메리 울스턴크래프트는 진정한 자유가 평등에서 비롯되며 특히 교육의 자유가 그러하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평등이야말로 새로운 사회구조의 시발점이라고 믿었다......당시에는 개인이 표방하는 철학과 삶의 일치가 아주 중요한 문제였다.

 

애덤 스미스는 모든 인간에게는 타인을 배려하는 능력이 있으며, 그러한 동점심에서 정의와 관용이 나온다고 했다.....본인의 일은 타인보다 본인이 더 잘 처리할 테니 최대한 자유롭게 내버려두면 결과적으로 부가 증대해 모두에게 이로우리라......국부론의 핵심 철학은 인간의 자기 발전 욕구가 천성이라는 믿음이다.

 

우리가 저녁 식사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은 푸줏간 주인, 양조장 주인, 혹은 빵집 주인의 관대함 때문이 아니라 그들의 사리 추구 욕망 때문이다. 우리가 바라보는 것은 그들의 인간성이 아니라 자기애이며, 그들의 관심사는 우리가 원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이익이다(애덤 스미스)

 

자유시장의 후광 덕분에 명성을 얻은 애덤 스미스가 정부의 중요한 역할을 찾아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즉, 경쟁은 강화하되 가격 담합이나 생산 제한 같은 부정한 시도는 모두 처벌해야 한다고 말한다......그는 정부가 운송 기반 시설을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했다......민간 기관에서 제공하는 교육까지도 국가가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일종의 누진 소득세 방식을 지지했다. "모든 나라의 국민은 각자의 능력에 따라 최대한 정부 지원에 보답해야 한다. 즉, 정부의 보호 속에서 거두어들인 각자의 소득에 비례하여 세금을 내야 한다" 

 

한 나라를 비천한 야만 상태에서 고상한 풍요의 단계로 이끌려면 다른 것은 필요 없다. 평화, 가벼운 세금, 적당한 법 집행만 있으면 된다. 나머지는 내버려 두면 모두 저절로 생겨난다(애덤 스미스)

 

언어의 뿌리와 생명은 단음절어입니다......세익스피어 문자의 핵심에 귀를 기울여보면, 대개 가장 시적인 탁월한 대사는 단음절어이다.

 

역사상 가장 위대한 변화와 혁명은 펜끝에서 시작되었다는 표제 문구처럼 의미도 추구할 수 있고, 다양한 이야기거리가 있어 재미도 찾을 수 있는 책이다. 일독을 권한다.

 

       2009. 2. 16. 부산에서 자작나무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