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일기(인문)

황광우의 '철학콘서트2'를 읽으니

자작나무의숲 2009. 2. 28. 10:37

황광우의 '철학콘서트2'를 읽었다. 저자는 386세대라면 한번쯤 읽었을법한 '소외된 삶의 뿌리를 찾아서'를 쓴 정인(필명) 바로 그 사람이다. 이 책은 '철학콘서트'에 이어 세상을 바꾼 사상가 10인의 위대한 생각들을 정리해두었다. 피타고라스, 호메로스, 아리스토텔레스, 맹자, 코페르니쿠스, 갈릴레이, 무함마드, 세종, 뉴턴, 공자가 주인공이다. 인상 깊게 읽은 구절은 다음과 같다.

 

인간의 삶에서나 자연에서나 먼저 온 것이 나중에 온 것보다 우월하다(피타고라스).

 

온화와 겸손, 그리고 과묵이 피타고라스가 요구한 덕목이었다......피타고라스는 영혼이 우리 모두가 사는 이 세계에서 다른 육체의 영혼으로 다시 태어난다고 믿었다.

 

친구들은 모든 것을 공유한다. 친구는 또 다른 나다(피타고라스)

 

한 권의 고전 속에서 내장된 가치를 인류가 발견하기까지 수백 년의 세월이 걸렸다는 글귀를 읽고서 이 글귀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해하기까지 나에게 수십 년의 세월이 걸렸다. 

 

만일 호메로스의 서사시가 그리스인의 가치관과 특성에 영향을 미쳤다면, 아가멤논의 부당한 요구에 굴하지 않고 거침없이 대항하는 아킬레우스의 모습이 그 예일 것이다.

 

부정의 정신은 존재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것을 거부한다. 모든 권위에 저항하고, 투쟁한다. 그리고 창조한다. 서양과학의 역사는 이 부정 정신의 역사였다. 아리스토텔레스를 갈릴레이가 부정하자, 뉴턴이 갈릴레이를 넘어서서 근대과학을 완성한다. 이후 아인슈타인이 나타나 뉴턴을 뒤엎어버리자, 양자역학이 등장해 아인슈타인을 부정해버린다. 

 

호메로스는 신의 섭리가 인간의 의지를 매개로 실현된다는 철학을 갖고 있었음이 분명하다......신도 어찌하지 못하는 인간의 결단. 인간 운면의 궁극적인 결정권은 인간에게 있다는, 이 자유의지 옹호야말로 호메로스가 그리스인들에게 물려준 가장 소중한 정신적 유산이 아닐까?

 

사실적 묘사는 관찰자와 대상의 엄격한 분리를 전제한다.

 

플라톤에게 참된 존재는 이데아라는 보편자였다.......하지만 아리스토텔레스에게 참된 존재는 구체적인 사물, 즉 개별자였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아래를 가리키면서 말한다. "하나하나의 모란꽃 없이는 아름다움도 없습니다."

 

모든 인간은 본래 앎을 추구한다(아리스토텔레스)

 

모방한다는 것은 어렸을 적부터 인간 본성에 내재한 것이다(아리스토텔레스)

 

역사가와 시인의 차이점은 운문을 쓰느냐, 산문을 쓰느냐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일어난 일을 이야기하느냐 일어날 수 있는 일을 이야기하느냐에 있다. 따라서 시는 역사보다 더 철학적이고 중요하다. 왜냐하면 시는 보편적인 것을 말하는 경향이 더 강하고, 역사는 개별적인 것을 말하기 때문이다(아리스토텔레스).

 

아리스토텔레스는 친구란 "두개의 몸에 깃든 한개의 영혼"이라고 말한다.

 

만일 義를 뒤로 하고 利를 먼저 한다면 '모두' 빼앗지 않으면 만족해하지 않습니다(맹자)

 

백성과 함께 즐기시오. 여민동락은 맹자사상의 중심이다.

 

맹자는 천하에 세 가지 즐거움이 있다고 하였다.....부모님이 살아계시고 형제들이 건강하면, 이것이 첫째 즐거움이란다......우러러보아서 하늘에 부끄럽지 않고, 굽어보아서 사람에게 부끄럽지 않은 것이 두 번째 즐거움이라고 했다..... 천하의 영재를 얻어서 교육하는 것이 세 번째 즐거움이다.

 

철학자의 생각은 군중의 판단 너머에 있습니다(코페르니쿠스)

 

인간의 의식은 보수적이다. 젊은 날 한번 익힌 사유와 가치의 체계는 평생 간다.보수적인 당파의 사람들만 그런 것이 아니라 진보적인 인사라 자처하는 사람들도 그러하다. 한번 지어놓은 사유의 집을 부수어버리고, 그 폐허의 자리에 새로운 사유의 집을 짓는 일은 매우 두려운 일이다. 왜냐하면 인간이란 특정한 사유 체계 없이는 하루도 살 수 없기 때문이다. 그 지독한 두려움을 견딜 수 있는 사람, 그가 곧 철학자다.

 

펜은 칼보다 강하다고 셰익스피어는 말했지만, 글은 칼보다 훨씬 무서운 것이다.

 

인간 사회의 대부분 새로운 사상에 반대해왔다. 왜 반대했던가? 사람의 두뇌는 게으르다. 사람들은 부담 없는 사상을 따른다......새로운 사상은 그들의 정신세계를 재구축해야할 필요를 제기한다. 헌데 이 과정은 번잡한 것이다. 그들은 고통스럽게 자신의 두뇌를 소모해야 한다. 그들은 기존의 신념과 제도에 의문을 던지는 새로운 사상을 사악한 것으로 간주한다. 왜냐하면 받아들이기 힘들기 때문이다.(존 베리)

 

제가 다른 사람보다 좀 더 멀리 볼 수 있었던 것은 거인들의 어깨 위에 올라서 있었기 때문입니다.(뉴턴) 

 

어려운 철학을 쉽게, 재미 있게 설명하는 저자의 능력이 돋보인다. 뉴턴과 갈릴레이, 코페르니쿠스를 철학자로 해석하는 점이 독특하다. 일독을 권한다.

 

        2009. 2. 28. 부산에서 자작나무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