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암송

알프레드 디 수자의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자작나무의숲 2009. 1. 4. 11:09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알프레드 디 수자- 

 

춤추라, 아무도 바라보고 있지 않은 것처럼.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노래하라, 아무도 듣고 있지 않은 것처럼.

일하라, 돈이 필요하지 않은 것처럼.

살라, 오늘이 마지막 날인 것처럼.

 

(류시화 엮음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에서 발췌하였다.

 

2005년 창원지방법원에서 형사재판을 담당하고 있었을 때 일이다. 공무집행방해죄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항소한 사건이었는데, 방청석에서 중년의 여자분이 할 말이 있다고 손을 들었다. 누구냐고 물었더니 '자신은 피고인의 생모인데, 어릴 적 헤어졌다가 피고인이 구속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왔다'고 하였다. 앞으로 나오게 해서 피고인을 한번 보라고 했더니 그 어머니는 피고인을 부퉁켜 앉으면서 '이제 걱정하지마. 엄마가 다 지켜줄꺼야'라며 펑펑 울었지만, 피고인은 어리둥절할 뿐 별다른 반응이 없었다.

결국 그 사건은 집행유예를 선고하여 피고인을 석방하였는데, 선고하던 법정에서 필자가 피고인에게 읽어 준 시가 위의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이었다. 시를 읽어주고 그 시가 들어 있는 류시화의 시집을 피고인에게 선물하였는데, 그는 지금 어떻게 살고 있을까?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사랑하고 있을까? 어머니를 또는 삶을?

 

류시화 시인이 번역한 시 한 편을 더 소개한다.

 

                                  무엇이 성공인가

                                           -랄프 왈도 에머슨-

 

자주 그리고 많이 웃는 것

한명한 이에게 존경을 받고

아이들에게서 사랑을 받는 것

정직한 비평가의 찬사를 듣고

친구의 배반을 참아내는 것

아름다움을 식별할 줄 알며

다른 사람에게서 최선의 것을 발견하는 것

건강한 아이를 낳든

한 뙈기의 정원을 가꾸든

사회 환경을 개선하든

자기가 태어나기 전보다

세상을 조금이라고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어 놓고 떠나는 것

자신이 한 때 이곳에 살았음으로 해서

단 한 사람의 인생이라도 행복해지는 것

이것이 진정한 성공이다)

 

       2009. 1. 4. 부산에서 자작나무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