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일기(인문)

장승욱의 '사랑한다 우리말'을 읽고

자작나무의숲 2007. 10. 25. 20:46

장승욱의 '사랑한다 우리말'을 읽었다. 부제는 한국 사람이라면 꼭 알아둬야 할 쓸모 있는 토박이말 205가지다. 지은이는 조선일보와 SBS 방송에서 기자로 일하다가 프래랜서 피디 겸 작가로 활동한 바 있다.

 

이 책은 토박이말 205가지를 제시하고 설명을 곁들이는 식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소설, 시, 포털 사이트, 유행가에서 예문을 뽑아 재미 있을 뿐만 아니라 말밑(어원)이 같거나 뜻이 비슷한 말을 여러 개 나열함으로써 언어생활을 풍부하게 해준다는 점이다.

 

재미 있는 우리말 몇 가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모꼬지=놀이나 잔치 또는 그 밖의 일로 여러 사람이 모이는 일. 엠티를 대신할 수 있는 말이다.

 

말밑=어떤 단어의 근원적인 형태 또는 어떤 말이 생겨난 근원. 어원을 대신할 수 있는 말이다.

 

사리다=국수, 새끼, 실 따위를 동그랗게 포개어 감다. 뱀 따위가 몸을 똬리처럼 동그랗게 감다.

 

쇠푼=얼마 안 되는 돈

 

곰비임비=물건이 거듭 쌓이거나 일이 계속 일어남을 나타내는 말.

 

곰상스럽다=성질이나 행동이 싹싹하고 부드러운 데가 있다. 성질이나 행동이 질고 꼼꼼한 데가 있다.

 

지질하다=보잘것없고 변변하지 못하다

 

오달지다=마음에 흡족하게 흐뭇하다.

 

올곧다=마음이나 정신 상태 따위가 바르고 곧다. 줄이 반듯하다.

 

에끼다=서로 주고 받을 물건이나 일 따위를 비겨 없애다.

 

짬짜미=남모르게 자기들끼리만 짜고 하는 약속이나 수작

 

드레=인격적으로 점잖은 무게

 

안다니=무엇이든지 잘 아는 체하는 사람

 

여리꾼=상점 앞에 서서 손님을 끌어들여 물건을 사게 하고 주인에게 삯을 받는 사람. 삐끼 같이 국적 없는 말을 대신할 수 있다.

 

두루치기=한 가지 물건을 여기저기 두루 씀 또는 그런 물건, 두루 미치거나 두루 해당함. 한 사람이 여러 방면에 능통함. 또는 그런 사람

 

윤똑똑이=저만 잘나고 영리한 체하는 사람

 

강울음=슬프지도 않으면서 억지로 우는 울음

 

강술=안주 없이 마시는 술. 깡술이라는 말이 강술에서 비롯되었다.

 

토렴=밥이나 국수에 뜨거운 국물을 부었다 따랐다 하여 덥게 함. 징기스칸, 샤부샤부가 우리나라의 전통 요리방식인 토렴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짜장=과연 정말로

 

고수련=병자에게 시중이나 수발을 드는 일

 

잡도리=단단히 준비하거나 대책을 세움 또는 그 대책, 잘못되지 않도록 엄하게 단속하는 일, 아주 요란스럽게 닦달하거나 족치는 일.

 

길섶=길의 가장자리. 노견을 대신할 수 있는 말이다.

 

어름=두 사물의 끝이 맞닿은 자리. 물건과 물건 사이의 한 가운데. 구역과 구역의 경계점. 시간이나 장소나 사건 따위의 일정한 테두리 안. 또는 그 가까이.

 

평소 우리말이 개념을 표현하기에 부족하다고 생각한 분이나 우리말이 훌륭하다고 생각했지만 지식이 부족했던 분들께 한번 읽어보실 것을 권해 드린다. 재미 있고 유익한 책이다. 배꼽을 잡고 웃을 일도 몇 번 있을 것이다. 거실에 두고 생각날 때마다 읽고 읽어 우리말을 익혀도 좋을 책이다. 우리말 사전으로 이용할 수 있게 찾아보기 기능도 붙어 있다.

2007. 10. 25. 부산에서 자작나무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