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안 마누엘의 '선과 악을 다루는 35가지 방법 1' 읽었다. 세르반테스가 극찬하였다는 우화집이다. 루까노르 백작이 빠뜨로니오에게 조언을 구하는 형식으로 되어 있고 악을 다루는 두 가지 방법, 은혜를 모르는 교황, 측근을 시험한 왕, 위험한 혀, 왕을 속인 좀도둑 등 18개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
인상 깊은 대목은 다음과 같다.
인간이 해야 할 일을 하지 않는 것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하는 것에 부끄러움을 느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백작님도 아셨을 것입니다.
선은 항상 선행으로 악을 이긴다. 못된 자는 상대해 봤자 이로울 게 없다.
재물은 두 가지의 조건을 충족되었을 때라야만 좋은 것입니다. 첫째, 그것을 얻게 된 경위가 정당한 것이어야 합니다. 둘째는 재물에 지나치게 마음을 두어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못하거나 명예에 흠이 가게 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남을 위해 자기에겐 해가 될 일을 해줄 사람이 있으리라고 믿지도 바라지도 말라. 인간이 고통에서 벗어나 자기의 소망을 성취하는 것은 신의 자비와 훌륭한 조언 덕분이다.
사람은 그의 행위를 통해 알 수 있다는 교훈을 기억하십시오. 백작님, 어떤 사람도 마음 속에 품은 악한 뜻을 오랫동안 숨길 수 없다는 것을 믿으시기 바랍니다.
애초에 내가 당신을 부자로 만들어주겠다고 했을 때 당신은 '네 말을 믿기 위해선 먼저 네가 부자여야 한다'고 말했어야 했다.
백작님께서 명성을 드높여 유지하기 원하시면 세 가지 일에 애쓰셔야 합니다. 첫째, 항상 좋은 일을 하십시오. 둘째, 지금 백작님께서 누리고 계신 명성을 확실히 유지할 수 있도록 그 명성에 해가 될만한 언행이나 사람들의 의심을 살 만한 어떠한 행동도 삼가십시오. 셋째, 자주 좋은 일을 하되 보이기 위해 일부러 행동하지는 마십시오. 오직 백작님의 영혼을 위해 선행을 실천하십시오.
인간관계를 되돌아 보고 싶을 때 유용한 책이다.
2008. 3. 6. 부산에서 문형배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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