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일기(기타)

김흥식의 '세상의 모든 지식'을 읽고

자작나무의숲 2007. 7. 4. 21:28

김흥식의 '세상의 모든 지식'을 읽었다. 작가가 이제껏 독서로 확보한 지식을 주제별로 펼쳐 놓았다. 150개 주제에 647쪽에 걸친 방대한 분량이다. 이 책에서 얻은 지식은 다음과 같다.

 

대코시모 가문(메디치가의 집안 중 하나)은 르네상스 전성기의 피렌체를 이끈 로렌초 데 메디치를 배출한 것으로 유명하다. 일 마그니피크(il Magnifico, 위대한 자)라고 불리기까지 한 그는 시를 쓰기도 하면서 메디치 가문의 전성기를 이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가 남긴 시 한편이다.

Whoever wants to be happy, let him be so :

about tomorrow there's no knowing.

행복해지고자 하는 자들이여, 행복을 즐겨라

내일이란 알 수 없는 것이니.

 

바스티유는 프랑스 혁명이 시작되던 1789년 7월 14일 무장 시위대에 의해 습격을 받고 그곳에 감금되어 있던 죄인들이 방면된 것으로 유명하다. 물론 시위대의 기대와는 달리 고작 일곱명의 죄인만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지만......죄수 일곱 명 가운데 경제사범이 넷, 정신이상자가 둘, 나머지 한 사람은 성범죄자였다고 한다.

 

보어전쟁은 전쟁사에 커다란 발자취를 하나 남겼다.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 병사 대부분이 입는 흙빛과 나무 빛깔을 혼합한 카키색 군복이 그것이다.

 

볼리비아란 나라가 있다. 그런데 이 나라가 볼리바르(Simon Bolivar, 1783 ~1830)라는 인물을 기려 나라 이름을 정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흔치 않다.

 

교황 클레멘스 8세의 명령에 따라 브루노는 "선고를 받는 나보다 선고를 내리는 당신들의 두려움이 더 클 것이오"라는 말을 남기고 입에 재갈을 물린 채 불에 타 죽었다.'......그는 스스로 선택한 죽음 앞에서 십자가를 거부함으로써 자신의 신념을 끝까지 지켰다......

브루노 동상에는 이런 글귀가 새겨져 있다.

브루노에게,

그대가 불에 태워짐으로써 그 시대가 성스러워졌노라.

 

사형이 두려워 죄를 짓지 않는 사람은 없다......유엔에서는 1991년 사형페지조약, 정식으로는 '사형 폐지를 목적으로 하는 시민적, 정치적 권리에 대한 국제적 규약 제2차 선택 의정서'를 발효시켰다.

 

아카데미란 단어는 플라톤이 철학을 가르쳤던 고대 아테네 교외의 올리브 숲 이름에서 나왔다.

 

길을 다니며 살아가는 商나라(별칭 은나라) 유민들을 가리켜 行商이라고 불렀고, 물건을 사고 팔며 생계를 이어가는 사람들의 대부분이 상나라 사람인 까닭에 商人이라고 부르게 된 것이다.

 

아일랜드에 잉글랜드 인들이 침략해 정복자 노릇을 하며 아일랜드 농민을 착취할 무렵 대지주들은 영지 관리인을 두고 잉글랜드에서 멀리 떨어진 아일랜드 땅을 관리하고 있었다. 그 때 찰스 보이콧(Charles Boycott)이라는 퇴역 군인 출신 관리인이 있었는데, 대기근이 몰아닥쳐 기아에서 허덕이던 농민들로부터소작료 인하를 요구받고도 법대로 소작인들에게 퇴거영장을 발부하려고 하자, 농민들이 결성한 토지동맹 의장 찰스 파넬은 폭력적으로 대응하지 말 것과 아무 일도 거들지 말 것을 명했다. 어느 상인도 보이콧에게 물건을 팔지 않았고, 세탁소에서는 세탁물을 받지 않았으며, 우편물도 배달되지 않았다. 이 때부터 보이콧은 부당한 행위에 저항하기 위해 사회 전반에서 이루어지는  집단적이고 조직적인 거부 운동을 뜻하게 되었다.  

 

러시아에서 사회주의 혁명이 성공한 지 고작 10여 년 만에 스페인에서 선거를 통해 좌익이 정권을 잡았다. 프랑코의 구데타에 의하여 촉발된 스페인 내전에  헤밍웨이가 기자로 종군하였고 이 내전을 배경으로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라는 작품을 내놓았고, 화가 피카소는 게르니카에서 벌어진 학살을 고발하기 위해 '게르니카'를 그렸다.

 

1993년 세계보건기구는 소아마비 바이러스가 근절된 최초의 나라로 쿠바를 선정했으니 쿠바의 의료체계는 명실상부하게 세계 최고 수준임이 분명하다.

 

트로이의 목마는 외부에서 침입한 요인에 의해 내부가 침략당하는 경우를 가리킬 때 쓰는 용어가 되었다.

 

페이비언 협회는 사회를 개혁할 때 다음 네 가지 원칙을 강조한다.

첫째 민주적 원칙, 국민 각자가 사회 개혁에 동참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둘째 점진적 원칙, 사회의 안정 속에서 가능하도록 개혁의 속도를 유지해야 한다.

셋째 도덕적 원칙, 사회의 부도덕성을 지적하기 위해서 회원들은 그 누구보다 도덕적이어야 한다.

넷째 입헌적, 평화적 원칙, 어떤 사회 개혁 활동도 법의 테두리 안에서 평화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이러한 원칙에 따라 페이비언 협회는 침투와 설득을 전략으로 내세우며 자신들의 이념에 반대하는 상대방이라고 하더라도 적으로 여기지 않고 설득의 대상으로 삼았다.

 

20세기에 활동한 독일 출신 철학자 에리히 프롬은 '자유로부터의 도피'라는 자신의 저서 제목에서 인간이 얼마나 자신에게 주어진 자유를 두려워하여 무엇인가에 매달리려고 하는지 정곡을 찌른 바 있다.

 

재미 있는 책이다. 책 읽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2007. 7. 4. 부산에서 문형배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