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일기(기타)

강인선의 '하버드 스타일'을 읽고

자작나무의숲 2007. 4. 27. 20:55

강인선의 '하버드 스타일'을 읽었다. 강인선님은 서울대 외교학과, 대학원을 졸업하고, 조선일보에 입사해 워싱턴 특파원, 정치부 기자를 거쳐 현재 논설위원으로 일하고 있다. 그녀가 쓴 '힐러리처럼 일하고 콘디처럼 승리하라'라는 책을 재미있게 읽은 기억이 있어 서점에서 그녀의 책이라는 이유로 '하버드 스타일'을 샀다.

 

하버드 스타일은 저자가 하버드 행정대학원인 케네디 스쿨에서 유학했던 경험을 토대로 미국생활에서 보고 느끼는 것을 정리한 책이다.

 

우선 하버드 대학은 1636년 학생 아홉 명에 교수가 한명인 작은 학교로 설립되었으나 재정난 때문에 사라질 위기에 처했는데, 케임브리지 대학 출신의 목사 존 하버드가 토지 일부와 책 400권을 학교에 남김으로써 명맥을 유지하게 되었다. 은인의 공을 기리기 위하여 하버드 대학이라고 부르기로 하였다. 그 때까지 뉴타운이라 불리던 지역도 케임브리지 대학의 이름을 따 케임브리지라고 부르게 되었다.

 

하버드는 베리타스(라틴어로 진리라는 뜻)를 모토로 진리의 전당을 자부하는 곳이다. 하버드 입학생의 공통점은 에너지와 의욕이 넘치고 열정이 있는 학생들이라는 점이다. 반드시 해야 할 최소의무량을 엄격하게 관리해 스스로 자기생활을 통제하게 만든다.

 

프랑스와 독일의 교육은 '왜 사는가'를 가르치고, 영미권의 교육은 '어떻게 살 것인가'를 가르친다고 한다. 하버드 생활에서 한가지 확실하게 깨달은 것은 무엇을 하든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해야 한다'는 거라고 한다. 남들보다 조금 더 잘한다고 하는 것이 자기가 앞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데 중요한 기준이 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하버드생들이 말하는 대학생활 성공법은 (1) 시간관리를 철저히 하라 (2) 교수와 친해져라 (3) 다양한 강의를 골고루 들어라 (4) 과제물과 시험이 많은 강의를 택하라 (5) 스터디 그룹을 짜라 (6) 글쓰기에 주력하라 (7) 외국어를 공부하라 (8) 공부와 무관한 과외활동에 몰두하라 (9) 문제가 생기면 말하라

 

법이라는 것은 마지막 해결수단이다. 법이 실패한 곳에서 또 다른 해결수단은 뭐가 있을까 생각해보면 막막하다(예일대생 인터뷰).

 

케네디 스쿨은 하버드 졸업생인 존 F. 케네디가 암살되자 그를 기념하여 정치연구소와 행정대학원을 통합하여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하버드 대학 케네디 스쿨 출신이라고 한다.

 

독일의 대학에서는 깊이 있게 연구한 30쪽 분량의 수준 높은 페이퍼를 쓰게 하지만, 미국에서는 다섯 쪽짜리 페이퍼를 여러 개 내라고 한다. 하버드의 교육이 과부하 상태를 견디며 효율을 찾아내는 데 목표가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각자 따로 앉혀두면 99퍼센트가 자신의 생각을 그대로 밝힌다. 그러나 여러 사람을 한데 모아두면 다수의 논리에 순응하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특별히 벌을 주는 것도 아니고 상을 주는 것도 아닌데, 자발적으로 집단의 논리에 굴복한다. 자신의 기준으로 홀로 서라를 강조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미국인들의 삶도 지독하게 고달프고 고단해 보였다. 뭐든 혼자 힘으로 해결해야 하다. 직장과 결혼, 무엇하나 안정적인 것이 없다.

 

조깅은 피트니스(fitness) 상태를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미국 문화의 한 단면이다.

 

우리가 무엇인가를 하고 싶어 한다는 것은 우리에게 그 일을 할 능력이 있다는 뜻이다(리처드 바크).

 

하버드에서 배운 행복해지는 법 (1) 인간임을 인정하라 (2) 행복은 재미와 의미가 교차하는 지점에 있다 (3) 행복은 마음 상태에 달려 있는 것이지 지위나 은행 잔고에 좌우되는 것이 아니다 (4) 단순화하라 (5)  몸과 마음이 연결돼 있다는 것을 명심하라 (6) 언제나 감사한 마음을 가져라

 

하버드 학생들에게는 무엇인가가 있었다. 하루에 12 - 13시간을 한결같은 집중력으로 공부하고, 똑같은 일을 해도 남보다 멋지게 해내는 습관이 몸에 배어 있었다. 새로운 것, 무시무시하게 양이 많은 공부, 엄청난 잠재력을 가진 친구들과의 경쟁, 온갖 실패 가능성을 더 이상 두려워하지 않고 맞설 수 있는 기질을 가지고 있었다. 그들은 자기 자신이 스타이면서 동시에 매니저가 되는 법을 스스로 알아내도록 교육받았다. 하버드가 제공하는 최고의 교육은 머리로 하는 공부가 아니라 자신을 매섭게 단련할 수 있는 기회다. 강인하고 끈질긴 기질,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잘 해낼 수 있는 자기관리 능력, 치열하게 경쟁하면서도 남을 배려할 줄 아는 여유까지도 갖춰야 한다. 하버드에서 성공하고 살아남으려면 이 하버드 스타일이 몸과 마음과 머릿속에 깊이 스며들어야 한다. 그러면 이 스타일이 평생 자신의 경쟁력을 유지해주는 최고의 재산이 된다.

 

부럽다. 우리나라에도 이런 대학을 만들 수는 없을까? 하버드 학생 2만 명 중 외국인 학생은 캐나다, 중국에 이어 한국이 244명으로 세번 째로 많다고 하니 그들이 중심이 되어 우리나라에 비슷한 대학을 만들 수는 없을까?

 

              2007. 4. 27. 부산에서 자작나무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