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의 경제학 카페를 읽었다. 작가 유시민은 당신이 알고 있는 그 유시민이다. 경제학 카페는 카페에서 친구들과 잡담을 나누듯이 경제학 이야기를 풀어 내는 책이다. 경제학 이야기, 정치이야기, 경제학자의 생애 여러 가지 메뉴가 준비되어 있고 독자들은 입맛에 맞춰 주문하면 된다. 2002년에 지은 책이라 인용되는 통계가 대부분 2000년도 것이고, 지금과 비교하면 세월의 격차가 크지만 책의 가치를 훼손할 정도는 아니다. 책의 내용도 경제학 원론 수준이어서 이해하기가 어렵지는 않다. 특히 사회보험, 위험의 국가 관리라는 소제목에서는 사회보험의 원리, 필요성 및 문제점에 대하여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는데, 그 뒤 보건복지부 장관이 된 것이 우연이 아닌 듯하다.
이 책은 인간과 시장, 시장과 국가, 시장과 세계 3가지 주제로 구성되어 있다. 책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교환은 재능과 환경이 다른 사람들이 어울려 사는 사회에서 자기가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보험상품이 공급되기 위해서는 보험이 대상이 되는 위험이 적어도 세 가지 조건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그 위험이 현실화할 확률을 통계적으로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 위험이 현실화했을 때 야기될 경제적 피해를 확정할 수 있어야 한다. 그 위험이 독립적이어야 한다.
경제학자들은 개인의 선택에 대한 금지나 규제를 옹호하는 이론을 만들었으니, 이름하여 비가치재 이론이 그것이다.
"지옥으로 가는 길은 선의로 포장되어 있다"는 말이 있다.
경제학 아버지라는 아담 스미스는 '국부론'에서 국부에 대한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면서 분업과 자유로운 거래가 풍요의 땅으로 인도하는 유일한 길임을 논증했다.
국제기구와 주요 선진국 통계당국은 대부분 GNP보다는 GDP를 가장 중요한 거시경제 지표로 사용하고 있다.
국민총생산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민간소비다.
자연독점은 어떤 재화나 서비스의 생산이나 유통에 관련된 기술적 특수성 때문에 시장에 맡겨두면 불가피하게 독점이 출현하게 되는 경우를 말한다.
어째서 유력한 신문사들은 신문 배달 시장에서 인위적인 경쟁체제를 유지하려는 것일까? 그들이 이렇게 하는 목적은 구독자가 신문대금을 지불하는 유가 판매 부수를 알 수 없게 만들고 새로운 신문사, 새로운 경쟁자가 출현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조세징수의 네 가지 원칙이 있는데, 이는 아담스미스가 국부론에서 제시한 것으로 지금까지도 널리 인정받는 원칙이다. 평등, 확실성, 편리성, 경제성이다.
개별 납세자의 경제적 능력을 측정하기 위해서 널리 채택되는 지표는 소득, 재산, 소비다.
법정 의료보험은 더 잘 버는 사람이 더 못 버는 사람들을 지원함으로써 아름다운 사회적 연대를 구현하는 재분배 매커니즘이라 할 수 있다.
정부가 빚으로 재정지출을 늘려 총수요를 증가시키지만, 그 때문에 자금을 조달하기가 어려워짐으로써 민간기업의 투자수요가 줄어들게 된다는 것, 이것을 경제학자들은 구축효과라고 한다.
유럽연합은 유러화 통화동맹 가입 조건으로 국가채무율 60%를 내걸었다.
소수의 이익은 다수의 이익보다 조직하기 쉽다. 생산자의 이익은 소비자의 이익보다 조직하기 쉽다.
1972년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미국인 애로우는, "적어도 셋 이상의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이 있는 경우 집단적 의사결정이 반드시 합리적 결과에 이르게 만드는 절차는 존재하지 않는다는"것을 증명했고, 이 증명은 그래서 불가능성 정리라는 이름을 얻었다......표결순서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역설이 성립하는 것이다. 이 패러독스는 오지랖 넓은 프랑스 철학자 이름을 따 꽁도르세의 순환이라고 한다......투표를 통한 집단적 의사결정에서는 규칙이 달라지면 결과도 달라진다. 그리고 어떤 규칙이 다른 규칙보다 우월하다고 판단할 근거는 없다. 그래서 어떻다는 말인가? 특정한 표결방식을 통해서 권력을 잡은 집권세력이 야당을 존중해야 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잊지 말자는 이야기다....그들은 때로 정말로 좋아하는 후보자를 외면하고 다른 후보자에게 표를 던진다. 이것이 유권자의 전략적 투표행위다.....그런데 우리 선거법은 유권자의 전략적 투표행위를 억제하는 규정을 가지고 있다. 다름 아닌 여론조사결과 공개 금지 조항이다.
리스트는, 국가가 중요한 산업 분야를 육성하면서 충분한 국제경쟁력을 가질 때까지 수입품에 높은 관세를 매겨 보호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으니, 이것이 이른바 보호관세 또는 교육관세이다.
스톨퍼-사무엘슨 정리는 다음과 같이 요약된다. 어떤 상품의 상대가격이 오르면 그것을 생산하는 데 집중적으로 투입되는 생산요소의 가격도 오른다.
꽁도르세는 인간이 도덕적, 정신적으로 발전하려면 먼저 경제적, 사회적 평등을 이루어야 한다는 이상을 지니고 있었는데, 그가 이런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서 제시한 방법은 평등한 교육 기회 제공과 사회적 약자를 위한 복지제도 도입, 노동자들의 재산형성을 위한 금융지원 등 오늘날의 기준으로 보면 온건하기 짝이 없는 것이었다.
지불수단으로서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진다는 사실 하나를 제외하면 그 자체로서는 아무런 사용가지도 없는 지폐의 시대가 도래하면서 화폐는 근본적으로 시장가격과 한계비용이 일치할 수 없는 특수한 상품이 되어 버렸다. 정부가 화폐 발행에서 얻는 이익은 화폐의 이러한 특수한 성격에서 나오는 것이다.....화폐 발행에서 발생하는 이러한 이익을 가리켜 경제학자들은 시뇨리지(seigniorage)라고 한다.
보험계약의 존재로 인해 보험계약이 없는 경우보다 사고가 날 위험이 높은 행동을 하게 되는 것을 사전적(事前的) 모럴 해저드라고 한다.
보험계약의 존재로 인해 위험이 현실화할 경우 그 피해규모가 보험이 없을 때보다 커지는 것이다. 이것을 사후적 모럴 해저드라고 한다.
자동차보험에는 본인부담금이 있다. 이것이 없으면 보험료가 훨씬 비싸다. 스스로 사고 위험이 높다고 생각하는 나쁜 고객은 돈을 많이 내고 이런 보험에 들고 조심해서 운전하는 좋은 고객이라면 본인부담금이 있는 대신 보험료가 싼 쪽에 들라는 것이다.
모럴 해저드라는 기묘한 현상은 이기적 욕망을 좇는 개인의 합리적 행동이 국민경제를 망치고 사회 전체의 후생을 갉아 먹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한번 국제거래를 할 때마다 거래액의 0.1% 정도를 세금으로 징수하자는 것이다. 이것이 토빈세다.
카페에서 이야기 하듯이 쓴 책이라 술술 읽히는 책이다. 유시민의 입담과 깊이를 한번 느껴보시길.....
2007. 6. 15. 부산에서 자작나무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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