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일기(추천)

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 벌 중에서

자작나무의숲 2007. 5. 25. 20:58

1997. 8. 20. 읽고 2006. 7. 10. 다시 읽은 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 벌' 중에서 음미해보고 싶은 구절은 다음과 같다.

 

요컨대 내가 내린 결론이라는 것은 사람은 누구나 위인이라고 할 정도는 못된다 하더라도 조금이라도 常道에서 일탈한 인간, 다시 말하면 조금이라도 무언가 새로운 일을 할 수 있는 정도의 사람이라면 누구든간에 그 본질적인 면으로 따져볼 때 반드시 범죄자를 면치 못하는 것이다.

 

범죄자가 아니면 상도에서 일탈하기는 힘듭니다.

 

인간은 자연의 법칙에 의해서 대체로 두개의 부류로 분류될 수 있습니다. 보다 저급한 보통의 인간, 다시 말하면 전적으로 자기와 유사한 인간을 생식하는 기능밖에 없는, 말하자면 素材와 같은 부류와, 본래의 인간, 즉 자기의 동료 중에서도 '새로운 주장'을 토할 수 있는 천부의 소질이며 재능을 지닌 인간의 두 부류로 구별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몹시 교활한 사람들을 실토하게 할 때에는 가장 아무렇지도 않은 방법으로 유도심문을 하지 않으면 안 되네.

 

난 나폴레옹이 되고 싶어서 살인을 한 거란 말이오

 

그래 난, 결과적으로 나폴레옹이라면 주저하지도 않았을 것이고, 이런 짓이 훌륭한 일이 아니라는 생각조차도 하지 않았으리라라고 생각되었고, 따라서 나는 부끄러운 생각마저 느끼게 되었어.

 

노파의 돈을 빼앗아 그것을 어머니의 생활비로 드려서 몇 년 동안 편히 지내시도록 하고, 난 대학생활로 돌아가서 졸업 후, 사회에 진출할 기반을 마련하고-그리고 이런 일을 철저히 실천해서 새로운, 완전한 출세의 길을 닦자고 했던 거요.

 

난 다만 이를 죽였을 뿐이오, 소냐 아무 이익도 없고 해만 끼치는 더러운 이를 말이오

 

난 그때 모두가 이냐, 아니면 인간이냐?......그것을 규명하고 싶었던 거야.

 

넌 누구나와 마찬가지로 한 마리의 이에 지나지 않는다는 충고를 받았다는 것을!

 

그때 난 단번에 나 자신을 죽여버린 거요. 영원히!......그 노파를 죽인 것은 악마였소.

 

백 마리의 토끼를 모아도 한 마리의 말을 만들 수 없으며, 백 개의 혐의를 모아도 하나의 증거가 되지는 않습니다.

 

이 세상에선 정직같이 어려운 것도 없지만, 아첨같이 쉬운 것도 없습니다.

 

만일 정직 속에 100분의 1정도만 허위가 섞여 있어도 당장 들통이 나서 추태가 벌어집니다. 그러나 아첨은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가 거짓이라도 들어서 싫어하는 자가 없고, 만족을 느끼지 않는 자도 없습니다.

 

가난한 사람들의 피만 빨아먹는 이를 죽였으니 마흔 가지의 다른 죄도 용서받아 마땅한거다.

 

먼저 자립하고 제1보를 내디딜 자금을 얻어려 했던 거야. 그렇게 하면 헤아릴 수 없는 많은 이익을 이 세상에 가져다주게 되고, 동시에 모든 나의 죄는 속죄가 될 것으로 생각했다.

 

그렇다면 합법적으로 물려받은 권력이 아니고 자기 힘으로 그것을 빼앗은, 대다수의 인류의 은인으로 자처하고 있는 자들도 그들이 최초의 제1보를 내디뎠을 때 마땅히 처형돼야 했을 게 아닌가. 그러나 그들은 끝까지 자기 걸음을 걸어갈 수 있었다. 그래서 그들은 옳다는 것이다. 그러나 나는 끝까지 걷지 못했다. 나에게는 그 최초의 1보를 내디딜 권리가 없었던 셈이다.

 

요컨대 범인이 자수했다는 사실과 죄과의 경감에 유효한 몇 가지 사실이 중요시된 때문에, 피고는 제2급의 流刑으로, 그리고 형기도 불과 8년으로 선고받음으로써 사건은 종결되었다.

 

(라스콜리니코프는 다음과 같은 논리적인 일보를 내디뎠다. 그는 지배하기 위해서 태어난 소수의 예외적인 인간과, 지배당하고 복종하기 위해서 살고 있는 대다수의 범인으로 전 인류를 분류했다. 이는 헤겔의 역사적 개인들에서 개념을 차용한 것 처럼 보인다. 즉, 헤겔에게 역사적 개인들이란 그들의 시대에 일어나기로 예정된 변증법의 이행단계들을 구현하려는 목표를 가진 사람들이고, 이들은 영웅들로서 당당히 일상의 도덕규칙을 위반할 수 있다고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