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일기(정치사회)

마르틴 루터 킹 자서전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를 읽고

자작나무의숲 2007. 1. 24. 20:42

마르틴 루터 킹 자서전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를 읽었다.

자서전이긴 하나 마르틴 루터 킹이 생전에 집필한 것은 아니고

스탠포드 대학교 클레이본 카슨 교수가 마르틴 루터 킹 사후에 그 부인의 요청에 따라 마르틴 루텅 킹의 자전적 기록을 토대로 엮은 책이다.

 

 

마르틴 루터 킹은 잘 알려진 대로 목사로서 미국 흑인 민권운동을 이끌었고 그 공로로 1964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하였고, 1968년 괴한 총탄을 맞고 암살되었다. 그 때 39세였다.

 

마르틴 루터 킹은 모어하우스 대학에서 사회학을 전공하고, 크로저 신학교에서 신학을 공부하였으며, 보스턴 대학에서 신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크로저 신학교에서 간디사상과 만난 이래 간디의 비폭력저항주의는 킹 목사의 이념이 된다.

 

킹 목사가 흑인 민권운동에 처음 발을 내디딘 것은 1955. 12. 1. 로사 파크스 부인이 버스의 백인전용 좌석 바로 뒷좌석에 앉아 있다가 뒤늦게 탄 백인에게 자리를 양보하지 아니한 죄로 체포된 사건이 계기가 되었다.

 

마르틴 루터 킹은 몽고메리 진보연합을 구성하고 버스보이콧을 조직한다. '승객들은 버스에 승차한 순서대로 앉되 흑인승객은 버스 뒤쪽에서부터 앞쪽으로, 백인 승객은 버스 앞쪽에서부터 뒤쪽으로 차례대로 앉는다는 원칙'이 받아들여질 때까지 버스를 타지 아니하고 걷거나 카풀제도 및 택시를 이용하는 운동을 펼친 것인데, 그 과정에서 킹 목사는 과속운전한 혐의로 체포된다. 버스보이콧이 보이콧 금지를 규정한 주 법률을 어겼다는 죄로 100명이 넘는 흑인이 기소되는 상황 속에서도 버스보이콧이 계속되자 결국 1956. 12. 20. 버스 내 인종분리를 금지하는 명령이 내려짐으로써 이 운동은 킹 목사 진영의 승리로 끝난다.

 

그 뒤 킹 목사는 남부지도자협의회 의장으로 선출되고 활동영역도 남부 전역뿐만 아니라, 워싱턴, 북부지역으로 확대된다. 올버니 투쟁으로 흑백차별제도를 규정한 시 조례를 폐지하는 성과를 올리고, 버밍햄 투쟁으로 고용과 승진에서 흑인에 대한 차별을 금지하는 협약을 체결하는 성과를 올리며, 세인트 오거스틴 투쟁으로 시민권 법령을 제정하는 성과를 올리고, 셀머 투쟁으로 투표권 법령을 제정하는 성과를 올렸다.  그러나 북부지역에서는 폭동으로 비폭력저항운동이 난관에 봉착한다. 킹 목사는 일관된 신념으로 베트남 전쟁을 반대하고, 1967년에는 빈민운동에 눈을 돌려 멤피스에서 파업을 진행하고 있는 청소원을 지원한다. 킹 목사는 1968. 4. 4. 로레인 호텔에서 괴한에게 암살당한다. 암살범으로 제임스 얼 레이가 단독으로 기소되어 99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았으나, 암살 음모의 실체는 제대로 규명되지 아니하였다.

 

이 책에서는 킹 목사의 연설이 비중있게 소개되고 있는데, 인상적인 대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폭력의 가해자는 우주에 폭력과 원한을 증식시킬 뿐이지만, 폭력의 피해자는 적대세력에게 부끄러움을 느끼게 만들어서 그들의 태도를 변화시킬 수 있다. 이런 까닭에 폭력의 가해자가 되느니 폭력의 피해자가 되는 것이 낫다는 것이 진정한 비폭력저항운동의 의미이다.

 

간디가 말했듯이 허리를 굽히지 않는 사람의 등을 타고 앉을 수는 없는 일이다.

 

다만 우리는 양심이 살아 있는 한 불공정한 법에 복종할 수 없으며 법정을 부당하게 이용하는 행동을 존중할 수도 없다.

 

어느 한 곳에 존재하는 불의는 곧 전 지역의 불의를 의미합니다. 우리는 피할 수 없는 상호관계의 그물에 얽혀 있는 운명공동체입니다.

 

비폭력운동에는 네 가지 기본 단계가 있습니다. 그것은 불의의 존재 여부를 판단하는 데 필요한 사실들을 수집하는 단계, 협상의 단계, 자체정화의 단계, 직접 행동의 단계입니다.

 

저명한 법학자의 말처럼 "정의의 실현을 지나치게 지연하는 것은 정의의 실현을 거부하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부당한 법은 수와 힘의 측면에서 다수에 속하는 그룹이 소수그룹에 대해서 준수를 강요하면서도 자신들은 전혀 구속받지 않는 법입니다.

 

투표권이 없기 때문에 법의 제정이나 개정에 참여할 수 없는 소수그룹에게 고통을 안겨주는 법은 부당한 법입니다.

 

부당한 법률을 위반하는 사람은 솔직하고 겸허한 태도를 가져야 하며 어떤 형벌도 달갑게 받아들여야 합니다. 양심적으로 볼 때 부당하다고 판단하는 법률을 위반하되 지역 사회의 양심에 그 법률의 부당성을 호소하기 위해서 징역형도 불사하는 사람들이야말로 법률을 지극히 존중하는 사람입니다.

 

문제는 극단적이냐 아니냐가 아니라, 어떤 점에서 극단적이냐 하는 것입니다.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고 공평이 개울처럼 흐르는 그날까지 우리는 결코 만족할 수 없습니다.

 

참된 평화란 긴장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정의가 존재하는 상태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렇게 도덕을 결여한 힘과 힘을 결여한 도덕의 대립이 우리 시대의 중대위기를 야기했다고 할 수 있다.

 

참된 지도자는 여론을 추종하지 않고 여론을 만들어간다.

 

인간을 근본적으로 평가하려면 형편이 좋을 때 그가 취하는 태도가 아니라 도전과 위기와 논쟁의 시기에 그가 취하는 태도를 살펴보아야 합니다.

 

수시로 투옥되고 테러를 당하면서도 흔들림 없이 자신의 꿈을 추구하면서도 비폭력저항의 방법을 고수한 킹 목사에게서 새로운 길을 발견한다. 사회변화에 관심이 있는 분들께 일독을 권한다.

 

                        2007. 1. 24. 창원에서 자작나무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