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숙 부장판사가 쓴 '오늘도 이혼주례를 했습니다'를 읽었다. 저자는 부산가정법원에서 가사전문법관으로 근무했다. 이혼주례라 함은 협의이혼기일에 판사가 이혼의사 확인을 하는 과정을 말한다.
저자는 가사사건을 처리하면서 머릿속이 너무나 복잡하여 가슴이 무언기에 꽉 막혀있는 듯 할때 일기를 쓴 모양이다. 그 이야기를 꺼집어내어 세월의 체로 거르고 남과 공유하는 데서 오는 한계로 버린 다음 이 책을 쓴 것으로 보인다. 남의 이야기를 다루는 데서 오는 미안함 때문인지 자신의 부부 이야기도 털어 놓는다.
사연은 구구절절하지만 저자의 당부를 요약하면, 결혼할 때는 두 눈을 부릅뜨고 상대방을 살펴보고, 결혼한 이후에는 한쪽 눈은 감으라다.
판사의 절제와 인간의 따뜻한 심성이 드러나는 책이다. 일독을 권한다.
2024. 9. 2. 서울에서 자작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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