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일기(소설)

한 명을 읽고

자작나무의숲 2020. 12. 12. 17:39
1. 개괄
김숨이 쓴 소설 '한 명'을 읽었다. 세월이 흘러, 생존해 계시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가 단 한 분뿐인 그 어느 날을 시점으로 소설을 쓴다.

위안부 피해자들의 증언을 미주로 달았다. 주인공은 그녀로 호칭되다가 끝에서 풍길이라고 밝힌다.

2. 발췌
한 명밖에 남지 않았다고 했다. 둘이었는데 간밤 한 명이 세상을 떠나.

혼자만 살아 돌아온 게 죄가 되나? 살아 돌아온 곳이 지옥이어도?

그녀는 신이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다면 어떤 표정을 지을지 궁금하다. 찡그린 표정일까, 화가 난 표정일까, 체념한 표정일까, 안쓰러움이 담긴 표정일까.

눈을 감지만 잠은 오지 않는다. 그녀는 잠들려 애쓰지 않는다. 인간이 잠을 안 자도 죽지 않는다는 것을 그녀는 알고 있다. 지난 70년 동안 그녀는 온전히 잠들었던 적이 없다.

그녀 또한 일본군 위안부였지만 세상 사람들이 그녀의 존재를 까맣게 모르는 것은 그녀가 위안부 신고를 하지 않아서다.

3. 소감
박혜경의 해설에 따르면 한 명은 한 명을 만남으로써 한 명들이 되고 한 명이 한 명들이 될 때 기억은 역사가 된다고 한다.

2020. 12. 12. 서울에서 자작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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