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일기(정치사회)

법률가들을 읽고

자작나무의숲 2018. 11. 26. 23:43

1. 개괄

김두식 교수가 쓴 '법률가들'을 읽었다. 저자는 경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로 근무하고 있고 '헌법의 풍경' '불멸의 신성가족'을 쓴 바 있다.

 

이 책은 해방 전후 법조인들의 삶을 다루고 있다. 4가지로 법률가를 분류한다. (1) 1937년 합격자들을 중심으로 일본 고등시험 사법과 출신 (2) 조선변호사 시험 출신 (3) 일제시대 서기 겸 통역생으로 일한 경력을 토대로 해방후 판검사에 임용된 사람 (4) 사법요원양성소 출신

 

눈길을 끄는 것은 1945년 변호사 시험 응시 중 해방을 맞아 합격증을 받아낸 이른바 이법회 출신들이고 저자는 유태흥 전 대법원장이 이법회 출신임을 밝힌다.

유병진 판사는 1946년 사법요원양성소 입학시험에 합격했다는 점을 기록하고 있다. 인물들의 학력과 출신지역을 꼼꼼히 기록하는 점도 특징이다.

 

2. 발췌

예나 지금이나 법정에서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법정 밖을 빼고는 법정 안을 제대로 알 수 없다.

 

유병진은 이 장면에서 아주 간단한 질문을 던졌다. '내가 서울에 남아 있었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 유병진은 재판관의 양심으로 그들에게 자신이 할 수 있는 것 이상을 요구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법이란 문명사회가 오랜 세월 쌓아온 지혜의 결정체다. 동시에 기존질서와 기득권 옹호의 가장 중요한 수단이기도 하다. 법률가들에게 요구되는 핵심덕목은 양쪽 이야기를 듣는 균형성이다.

 

3. 소감

김병로 전 대법원장에 대하여 저자는 기본적으로 한민당 인맥에 속한 사람이라는 점을 지적한다. 사도법관 김홍섭에 대하여 어두운 그림자를 비껴가지 않는다. 저자는 과연 그 시대에 훌륭한 판검사가 존재할 수 있었을까? 라는 질운을 던지고 해답을 찾는다. 그 과정이 고단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식민지 시대와 한국 전쟁을 거치면서 중도 진영이 설 자리를 잃고 극단적인 진영 대결로 많은 법률가들이 희생된 것을 저자는 안타까워한다.

 

이 책을 덮으며 떠오르는 생각은 다음과 같다.

두렵다.

 

2018. 11. 26. 부산에서 자작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