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일기(인물)

어떻게 살 것인가

자작나무의숲 2016. 9. 21. 08:30

1.개괄

불교전문 작가 박원자씨가 설정스님과 대담한 기록을 정리한 <어떻게 살 것인가>를 읽었다. 설정스님은 1941년 충남 예산군에서 태어났고, 1954년에 수덕사로 출가하여 1955년 원담스님을 은사로 하여 사미계를 수지하였다. 출가이후 검정고시를 거쳐 서울대학교 원예학과를 졸업하였다. 종회의장을 역임하였고, 2009년 덕숭총림 4대 방장에 취임했다. 지금도 젊은 후학들과 함께 하루 여덟 시간 정진하고 지도하며 일하고 농사짓는다. 법통은 경허 선사-만공 스님-원담스님-설정스님으로 이어진다. 

 

2. 발췌

공정하면 판단이 현명해지고, 청렴하면 위엄이 생긴다(만해 한용운)

 

내가 주인이기 때문에 모든 것이 내것이다 생각하지 않고, 주인은 없고 나를 괴롭히는 대상만 있다고 생각하니까 괴로운 겁니다. 주인이라고 생각하는 순간 버려야 할 것과 버리지 않아야 할 것, 즉 취사가 없어져요.

 

괴테가 그런 말을 했잖아요. '인간은 태초에 움직임이 있었다.' 움직이는 것이 곧 삶이라는 얘기인데, 상당히 공감이 가는 말입니다.

 

농사를 지으면서 참선하고, 참선하면서 농사를 짓는 것이 선농일치입니다. 중국의 선종으로부터 내려오는 가풍입니다. 중국의 백장 선사가 '하루 일하지 않으면 하루 먹지 말라.'는 철저한 선가의 가풍을 세웠죠. 중국에 수많은 법난이 일어났을 때도 도시나 군주의 보호를 받았던 교종이나 율종 사찰은 많이 깨졌지만, 선종 사찰은 독립적으로 일해서 먹고 살았기 때문에 누구도 손을 댈 수가 없었어요.

 

공부를 해 나가는 데 중요한 세 가지를 강조합니다. 신심, 의심, 분심이 그것인데 (1) 신심, 믿는 마음이 철저해야 합니다. 부처님이 말씀하신 '모두 부처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철저히 믿는 거죠. (2) 나는 도대체 어떤 존재냐, 참선을 하는 사람들은 그걸 화두를 삼아 의심을 삼죠. (3) 분한 마음입니다. 왜 나는 이런 삶을 살고 있는가? 그런 삶에 대해 분한 마음을 일으키는 것을 분심이라고 합니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기본적으로 필요한 것은 감인대, 즉 감당하고 참고 기다리는 자세입니다. 자기에게 온 그 일을 감당해야 합니다. 감당한다는 것은 자기 역할을 다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참고 기다려야 합니다. 모든 일이 금방 성취될 수는 없잖아요.

 

世與靑山何者是

春光無處不開花

 

세상과 청산 어느 것이 옳은가

봄빛에 꽃피지 않은 곳이 없도다(경허선사의 시)

 

3. 소감

불교신자는 아니지만 설정스님의 말씀이 와닿았다.

 

         2016. 9. 21. 부산에서 자작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