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일기(인물)

이순신, 신은 이미 준비를 마치었나이다

자작나무의숲 2016. 4. 3. 11:37

1. 개괄

김종대 전 헌법재판관이 쓴 <이순신, 신은 이미 준비를 마치었나이다>를 읽었다. 저자는 창원지방법원장을 거쳐 헌법재판관을 지냈다. 이 책은 저자가 성웅 이순신의 인격이 어떻게 양성되고 발현되면서 전개되었는지를 그의 생애를 추척해 정리한 것이다. 이순신아카데미의 교재로 사용되고 있다.


2. 발췌

23년간 군인 생활 중에 이순신은 세 차례 파직과 두 차례의 백의종군을 겪지만 그 어느 경우에도 남을 비난하거나 탓하지 않았다.


대체로 사람의 인품은 그를 시험할 만한 특별히 어려운 상황이 발생했을 때 명료하게 나타난다.


새벽에 임금의 밀지가 왔는데 "수군과 육군의 여러 장병이 팔짱만 끼고 서로 바라보면서 한 가지도 계책을 세워 적을 치는 일이 없다"고 한다...여러 장수와 죽음으로써 원수를 갚기로 맹세하고 왔건만 적이 험고한 곳에 웅거애 힜으니 경솔히 나가 칠 수가 없을 뿐이다. 나를 알고 적을 알아야 백번 싸워도 위태하지 않을 게 아닌가. 홀로 앉아 생각하니 나랏일은 어지럽건만 안으로 건질 길이 없으니 이를 어찌하랴! 


바다 두고 맹세하니 어룡이 움직이고

산을 두고 맹세하니 초목이 아는구나.


누군가의 말이나 글에 생명력과 무게가 실리는 것은 그에 대한 실행이 뒤따를 때이지, 의기만 갖고서나 혹은 말솜씨나 글솜씨만으로 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성공한 지도자들은 대개 부하들을 감동시켜 움직이게 함으로써 리더쉽을 발휘한다. 일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아랫사람들이 움직여주어야 한다.


아직도 신에게는 12척의 전선이 있습니다.

죽을 힘을 다해 막아 싸우면 아직도 할 수 있습니다.

전선이야 비록 작지만 싡이 죽지 않았으니 적이 감히 우리를 업신여기지 못할 것입니다.


그에게 나라에 대한 사랑은 가족에 대한 사랑을 배척하는 별개의 가치가 이니었다. 그가 추구한 가치는 개인의 가치를 받아들인 공동 가치였지, 개인의 가치를 배척하는 공동 가치가 아닌 것이다.


이순신은 불같이 화가 난 진린을 진정시키며 "대감은 명나라 대장으로 왔으니 진중의 모든 승첩이 바로 대감의 승첩이오. 우리가 베어온 적의 머리를 모두 드릴 테니 여기 온 지 몇 날도 안 되어 황제에게 공로를 아뢰면 얼마나 좋겠소"하면서 적의 수급 40여 개를 주었다.


이순신은 자신에게 닥쳐올 죽음 앞에서 털끝만큼도 괴로워하지 않았다. 겁내지도 않았다. 피하려고 하지도 않았다. 삶이 다하면 죽음이 오는 것이야 자연의 섭리가 아니던가.

 

3. 소감

76쪽 8행에 있는 '못 베개 했다'는 '못 베게 했다'의 오기로 보인다. 나는 이순신아카데미 수강생이 되었다. 올해는 성웅 이순신과 대화를 나누는 시간을 종종 갖고 싶다. 예를 들면, 사람들은 승패로만 보나, 나는 그 가운데 무승부가 있다고 본다. 승리할 여건이 안 될 때 섣불리 싸울 게 아니라 무승부상태를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무승부를 유지하는 것도 준비가 필요하다. 이순신 장군도 승패만 기록한 게 아니라 무승부도 있었다고..이런 내용으로 대화하고 싶다.  


            2016. 4. 3. 부산에서 자작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