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일기(정치사회)

자유론을 다시 읽고

자작나무의숲 2016. 9. 7. 22:30

1. 존 스튜어트 밀

존 스튜어트 밀이 쓴 <자유론>을 다시 읽었다. 5년만이다. 저자는 1806년 영국 런던 부근에서 태어나 1859년 <자유론>을 출간하였고 1873년 아비뇽에서 죽었다.

1830년 유부녀 헤리엇 테일러를 만나 사랑에 빠지게 되고 18년 후 그녀의 남편이 죽자 그녀와 결혼하였으나 그녀는 8년 뒤 죽는다. 그는 인도를 지배한 동인도회사의 직원으로 근무하였을 뿐 교수로 근무한 적이 없다. <자유론>에는 자국인의 문헌 인용조차 거의 없고 자신의 생각을 밝히고자한 하나의 사상적 시도인 에세이로 썼지만, 현재 고전으로서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그는 애초에 공리주의자로 출발하였으나 말년에는 점진적 사회주의자로서 영국에서 결성된 페이비언 사회주의의 기초를 이루었다.


2. 자유론

이 에세이의 목적은 사회가 강제와 통제라는 방법으로 개인을 대하는 태도를 절대적으로 규제하는 원리를 주장하는 데 있다.


그 원리란 개인적이거나 집단적으로 어떤 사람의 자유에 간섭하는 것을 보장받는 유일한 근거는 자기보호라는 것이다. 문명사회의 어느 구성원에 대해, 그의 의사에 반해 권력을 정당하게 행사할 수 있는 유일한 목적이란, 타인에 대한 침해를 방지하는 경우뿐이다. 그 자신의 행복이란 그것이 물질적인 것이든 정신적인 것이든 정당화의 충분한 근거가 되지 못한다.,,,,,,그것이 정당화되려면 그에게 하지 못하게 하는 행동이 타인에게 해를 끼치게 됨을 명백하게 밝혀야 한다. 개인의 행동 중에 사회의 제재를 받아야 할 유일한 것은, 그것이 타인과 관련되는 경우 뿐이다. 반대로 오로지 자신만 관련된 경우, 그의 인격의 독립은 당연한 것이고 절대적인 것이다. 자신에 대해, 즉 자신의 신체와 정신에 대해 각자는 주권자다.


그는 자유의 본래 영역으로 (1) 의식의 내면적 영역, 즉 가장 넓은 의미의 양심의 자유, 사상과 감정의 자유, 과학 도덕 종교의 신체적 또는 사색적 문제에 관한 의견과 감각의 절대적 자유 (2) 취향과 탐구의 자유, (3) 개인들의 단결의 자유 세 가지를 요구한다. 자신의 의견을 표명하고 이를 표현하는 자유는 사상의 자유와 거의 같은 정도로 중요할 뿐만 아니라 대체로 동일한 이유에 기인하므로 실제로 사상의 자유와 분리할 수 없다고 한다.


그가 자유의 영역 중 첫째라고 생각한 사상과 토론의 자유는, 권력이 탄압하는 의견이 진리인 경우, 탄압받는 의견이 오류인 경우, 일반적 사회통념과 이에 반하는 의견이 모두 진리인 경우 모두 필요함을 역설한다. 특히 탄압받는 의견이 오류인 경우에도, '하나의 진리를 지적으로 생생하게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한 도움을 주는 것은, 반대자를 상대로 하여 그 진리를 설명하거나 변호할 필요에서 나온다'는 이유로 사상과 토론의 자유가 필요함을 주장한다.


'설령 단 한 사람만을 제외한 모든 인류가 동일한 의견이고, 그 한 사람만이 반대의견을 갖는다고 해도, 인류에게는 그 한 사람에게 침묵을 강요할 권리가 없다. 이는 그 한 사람이 권력을 장악했을 때, 전 인류를 침묵하게 할 권리가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는 부분과 '진리란, 스스로 사색하지 않고 오로지 타인의 주장에 맹종할 뿐인 사람들의 진실한 의견에 의해서가 아니라, 적절한 연구와 준비를 통해 스스로 생각하는 사람들의 오류에 의해 더 많은 것을 얻게 된다'는 부분은 울림이 크다. 


그는 복지의 요소인 개성을 강조하는데, '인간이 고상하고 아름다운 사색의 대상이 되는 것은, 내면에 있는 개성적인 모든 것을 파멸시켜 획일적인 것으로 만드는 것에 있지 않고, 타인의 권리와 이익을 고려하여 설정되는 범위 안에서 개성을 양성해 그 힘을 발휘하게 하는 데 있다.'고 주장한다.


'하나의 인민은, 일정 기간 진보적이었다가 그 다음에는 정지한다. 언제 정지하는가? 그것은 개성을 갖지 못할 때다' 부분도 음미할 필요가 있다.


그는 사회 안에서 생활한다는 사실은 반드시 각자가 타인에게 일정할 행동규칙을 지키도록 요구한다고 주장하며 (1) 서로의 이익을 침해하지 않아야 할 것, (2) 사회나 구성원을 위해와 방해로부터 방어하고자 부담하는 노동과 희생을 각자가 자기 몫만큼 부담한다는 것을 제시한다.


그는 이 에세이의 모든 교의를 구성하는 두 가지 원칙을 끝으로 정리한다. (1) 개인은 자신의 행동이 자신 외의 타인의 이해관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한, 사회에 책임질 필요가 없다. (2) 개인은 타인의 이익에 손해를 끼치는 행동에 책임을 져야 하고, 만일 사회가 사회적 문책이나 법적 형벌 가운데 하나가 사회보호를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한, 개인을 처벌을 받을 수 있게 된다.


다만, 자유의 원칙은 자유를 포기하는 자유를 요구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자유로부터 단절을 허용하는 것은 자유가 아니다고 본다.


또한 관료 집단 자신의 능력을 높은 수준까지 끌어올릴 수 있는 유일한 자극은, 관료 집단 못지 않은 재능을 갖는 재야 인사의 빈틈없는 비판을 끝없이 받게 하는 것이다고 주장한다.


그는 다음과 같이 결론을 내리고 에세이를 마무리한다.

국가의 가치란, 궁극적으로 국가를 구성하는 개인들의 가치다......국민이 위축되면 어떤 위대한 일도 실제로 성취할 수 없고, 또 국가가 모든 것을 희생하여 완전한 기구를 만들었다고 해도, 그 기구를 더욱 원할하게 운영하려고 한 나머지, 스스로 배제한 바로 그 구성원의 활력의 결여로 인해, 결국은 그러한 기구가 쓸모없게 되어버린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3. 역자의 해설

이 책을 번역한 박홍규 교수는, 밀에게 중요한 것은 그 참된 사상이나 진리에 이르는 유일한 방법이자 수단이 완벽하게 자유여야 한다는 것이라고 한다. <자유론>의 자유는 기본적으로 사상의 자유를 말하는 점에서 우리나라에서 흔히 말하는 자유가 '재산의 자유'인 것과 다르다고 한다. <자유론>의 핵심은 첫 부분에; 인용한 '인간을 최대한 다양하게 발달하도록 하는 것이 절대적이고도 본질적으로 중요하다'는 훔볼트의 말에 들어 있다고 한다. 1859년에 쓰인 <자유론>은 2016년 대한민국에서 고전이 되었는가?


                2016. 9. 7. 부산에서 자작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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