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단상

이임사

자작나무의숲 2014. 4. 11. 19:31
저는 어제 형사판결을 선고했습니다.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고 하였더니 방청객 몇 명이 울었습니다. 제가 하는 일이 남을 울리는 일이었구나 새삼 깨달았습니다. 이번 인사로 그 자리를 떠나게 되어 홀가분합니다.
저는 1992년부터 지금까지 22년간 지역법관으로 근무했습니다. 지역법관을 선택한 것은 지역유지들과 친분을 쌓기 위함이 아니라 인사권자에게 얽매이지 않고 삶의 안정 속에 즐겁게 일하려고 그런 것입니다. 부산고등법원 관내에 문제가 생기면 지역법관이 우선적으로 나서서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해왔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창원 원외재판부의 결원으로 이루어진 이번 대법원 인사를 흔쾌하게 받아들이고 그에 따른 책임을 다하겠습니다. 물론 이번 인사가 가슴 설레고 그런 것은 아니지만 제가 법원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부산에 있든 창원에 있든 언제나 힘이 되어주시는 여러분께 경의가 감사의 뜻을 표합니다. 2014. 4. 4. 부산에서 문형배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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