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괄
토마스 프랭크 <왜 가난한 사람들은 부자들을 위해 투표하는가>를 읽었다. 저자는 역사학 박사이자 잡지와 신문에 기고하는 언론인이다. 이 책은 미국 캔자스주를 비롯하여 낙후된 지역이 자신의 이익과 상관없는 부자들의 정당 공화당을 지지하는 이유를 분석한 책이다. 2004년 대선을 앞두고 발간되었는데, 그해 선거에서 조지 부시 대통령이 당선됨으로써 그의 우려가 현실화되어 주목을 받았다.
2. 발췌
사실 보수대반동의 지도자들은 경제문제를 정치에 연계시키는 일을 철저하게 무시한다. 이 운동의 기본 전제는 일반 대중들이 경제보다 문화를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가치다는 한 보수주의 학자가 쓴 책 제목이기도 하다.
내 고향 캔자스 주가 바로 그곳이다. 지금은 보수주의자들이 선거 때마다 지껄이는 허튼소리에 열광하는 전국에서 몇 위 안에 드는 공화당 지지 지역이지만 백 년 전만 해도 좌파의 개혁운동에 불을 지핀 진보세력의 확실한 온상이었다.
보수 반동 세력의 상상력으로 보면 미국은 언제나 준 내전 상태다. 한편에는 진중한 수백만 명의 진정한 미국인이 있다. 그 반대편에는 국가를 운영하지만 거기 사는 사람들의 가치관과 믿음을 모독하여 잘난 척하는 만능의 자유주의자들이 버티고 있다.
공화당을 지지하는 빨간색 주에 사람들은 겸손하다...."빨간색 미국에서 개인은 작은 존재다"라고 데이비드 브룩스는 가르친다. / 브룩스는 (민주당을 지지하는) 파란색 미국인이 가진 빨간색 미국인과 매우 다른 가치관은 "대개 개인을 훨씬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사실이라고 주장한다.
자유방임에 대한 연기 같은 믿음은 이제 사라져버렸다. 그러한 허상들의 자리를 대신 차지한 것은 메리 엘리자베스 리스의 "이제는 옥수수가 아니라 분노를 키우자"는 유명한 말로 상징되는 '비판적 리얼리즘'이었다.
낙태 반대 운동이 캔자스에서 보수주의 활동을 활성화하는 계기가 되었다는 사실은 정말 놀라운 역사적 반전이다. 역사가들은 대개 19세기에 민중주의 운동이 위축되고 사라진 것은 현실세계의 물질적 목표를 이루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캔자스 사람들은 앞에서 본 것처럼 계급적 적개심은 불타오르지만 그 불만의 원인을 제공하는 경제적 기반은 부인한다.
문화전쟁으로서 보수 반동은 실패할 운명을 타고났다. 그것의 목적은 이기는 것이 아니라 눈에 띄게, 시끄럽게, 심지어 현란하게 화를 내는 것이다.
자유주의에 대한 편견은 오늘날 보수주의가 진실이기 위해 반드시 존재해야만 한다. 성 안셀모('믿기 위해서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이해하기 위해서 믿는다'고 주장을 함)가 우리의 선조들을 어리둥절하게 하며 하느님의 존재를 증명하는 것에서 보여준 것처럼 그것 말고는 다른 방법이 있을 수 없다.
기첸은 선거 쟁점에서 중요한 경제 문제들이 사라지면 민주당과 공화당을 구별하기 위해 남는 것은 사회적 문제뿐이라고 말했다.
문화가 타락할수록 문화를 타락시킨 사람들이 점점 더 부자가 되는데 어떻게 우리 문화가 점점 더 타락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3. 소감
이 책이 2012년 대한민국 대선결과를 전부 설명하지는 못한다. 2008년, 2012년 미국 대선결과도 제대로 설명하지는 못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왜 가난한 사람들이 부자들을 위해 투표하는가 하는 문제를 제기하고, 그 해답을 찾는 과정을 제시함으로써 그 사명을 다하였다.
2013. 1. 9. 부산에서 자작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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