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이야기

4. 생강나무

자작나무의숲 2012. 7. 4. 08:00

1. 생강나무

 

생강나무는 친구 정모가 가르쳐 주었다. 작년 가을 영축산을 등산했을 때다. 위의 사진은 그 때 친구의 지시에 따라 스마트폰으로 찍은 것이다. 그런데 오늘 포털사이트 다음에 들어가 생강나무 사진을 보니 위 사진과 달라보였다. 그래서 난 절충설을 취하기로 하였다. 이 글엔 친구가 지정한 사진을 올리고, 다음 글엔 포털 사이트 다음에 올라 있는 사진을 스크랩해서 올리기로 하였다. 판단은 독자의 몫이다. 바꿔 말하면 내가 책임지지 않겠다는 뜻이다. 

생강나무란 이름은 잎에서 생강 냄새가 나기 때문에 붙였다고 한다. 이건 친구의 말과 포털사이트의 설명이 동일한 것을 보니 맞는 모양이다. 계통은 미나리아재비목이고, 녹나무과에 속한다. 3월에 노란 꽃이 피고 열매는 9월에 흑색으로 익는다고 한다.

 

2.  친구 정모

친구란 묘한 면이 있다. 어떤 점 때문에 친구가 되는지, 어떤 점 때문에 관계가 이어지는지 잘 모르겠다. 정모는 1977년 중학교 입학했을 때 처음 만난 동창이다. 중학교 때 별로 친하지 아니 하였다. 친구의 설명에 따르면 난 공부를 하는 쪽이고 자기는 노는 쪽에 속했기 때문이란다. 고등학교와 대학교가 달랐고, 군대생활도 다르게 했기 때문에 십 몇 년을못만났고 그 때문에 아쉬었던 기억은 없다.

그를 다시 만난 건 내가 1992년 부산에 직장을 얻고 나서다. 처음에는 중학교 동창모임에서 만나는 정도였다. 정확하게는 모르겠는데 아마도 그가 조직한 언저리 산악회에 내가 따라 다니면서 좀 친해진 것 같다. 우선 그는 아는 게 참 많다. 나는 네이버에서 찾아보면 다 나오는 것이라며 그의 지식을 비하하였다. 그는 개의치 아니 하였다. 그는 사람을 꼬시는 재주가 있다. 말도 재미 있게 하고 노래도 잘한다. 그가 기획한 등산을 가면 재미난 일이 참 많다.

아마도 내기를 하면서 친구와 나는 더 가까워진 것 같다. 2010년, 2011년 서울시장에 누가 당선되는냐를 갖고 내기를 하였는데 한번은 친구가 이겼고 한번은 내가 이겼다. 이제껏 판결을 한 것 중에 가장 욕을 많이 먹은 날, 조금은 섭섭한 마음에, 조금은 후련한 마음에 퇴근 즉시 집으로 갔다. 내 마음을 안 친구가 맥주 한잔 하자고 전화를 하였다. 옷 갈아 입으면 잘 안 나가는 성격이라 거절하였지만 참 고마웠다.

 

3. 취미

야구 관람은 원래 친구의 취미였다. 그는 한 때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경기를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관람하는 수준이었다. 이젠 나이 들어 좀 시들한 모양이다. 나는 나이 들어 야구를 좋아하게 되었다. 친구와 나는 2008년 사직야구장 스크린을 통하여 베이징 올림픽 야구 결승전(한국과: 쿠바 간 경기, 강민호 선수가 글러브 집어 던진 바로 그 경기, 롯데로 이적한 정대현 선수가 병살타 유도한 바로 그 경기)을 같이 관람하였다. 우승 후 너무 기뻐 서로 얼싸안기도 하였다.

그도 산을 좋아하고 나도 산을 좋아하는지라 같이 다닌 산이 많다. 가야산, 가지산, 무척산, 구만산, 영축산, 신불산, 금정산, 적석산 등등......

근데 그와 나의 공통점 중 가장 맘에 드는 것은 둘다 나무를 좋아한다는 점이다. 친구가 가야산을 등산한 후 해인사로 내려와서 나에게, 살아서 천년 죽어서 천년을 간다는 주목을 소개해주었고, 내가 헤아릴 수 없는 감동을 받았고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핸드폰으로 주목을 찍고 박oo선배에게 보내주며 형을 닮을 것 같아 보낸다고 했더니 선배가 좋아하였다. 친구와 나의 우정은 어디까지일까? 그건 나무만이 알 것 같다.

 

            2012. 7. 4. 부산에서 자작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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