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기

mbc 라디오 '김미화의 세계는, 우리는' 인터뷰 내용

자작나무의숲 2007. 2. 11. 18:26
 

<인터뷰 요청서>


수신 : 문형배 창원지법 부장판사

참조 :

발신 : MBC 라디오 ‘김미화의 세계는, 우리는...’ PD 김철영

-------------------------------------------------------------------


1. 인터뷰 요청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2. 아래와 같이 인터뷰를 요청 드리오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가. 인터뷰 대상 : 문형배 창원지법 부장판사

 

 나. 인터뷰 날짜 : 2월 7일 (수) 


 다. 인터뷰 시간 : 오후 7시 49분부터 7시 54분까지 (5분정도)


 라. 인터뷰 내용 :  

    

   질문 요지


(1) 특별히 그 재소자에게 ‘자살’ 열 번 씩 외치게 한 이유가 있으세요?

그 분이 자살을 하려고 불을 질렀습니다. 자살자살자살자살....이렇게 10번 하면 본인은 자살이라고 말하지만 듣는 사람은 살자로 들립니다. 생각하기 나름입니다. 실패라고 다 나쁜 것은 아니다. 자살은 실패해서 살았지 않습니까? 그런 말을 하고 싶어서 그랬습니다.


(2) 그런데, 판사님께선 원래부터 사회적인 약자한테는 관대한 판결을 내리기로 창원 지역에서는 소문이 자자하다면서요, 특별히 그런 이유가 있으신지요?

제가 어릴 때 참 가난했습니다. 김장하 선생님이 저에게 장학금을 줘서 고등학교, 대학교를 졸업했습니다. 그 빚을 갚아야 겠다는 생각이 있습니다. 또 하나는 사회적 약자에게 관대하게 하는 것이 어쩌면 중립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렇습니다.


(3) 반면에요, 부정부패 사범에는 어느 누구보다 추상같은 판결이 많았다던데, 특히 판결하시면서 고전을 인용하거나, 책을 읽기를 많이 권하신다면서요, 특별한 이유가 있으세요?

부패범죄는 생계가 곤란해서 저지르는 것은 아닙니다. 부패범죄는 피해자가 국민전부입니다. 부패범죄는 엄하게 처벌하면 없어집니다. 고전을 인용하는 것은 기자분들이 기사 쓰는 데 편리하시라고 그러는 것입니다.


(4) 주변이나, 아니면, 보수적인 법조계 풍토로 봐서는 튀는 판결이다, 아니면 두고 봐라,  뭐 이런 시기나, 비난도 있었을 것 같아요?

제가 공명심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법원이 정의를 실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국민이 그렇게 믿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5) 판사님께서는 예전에도 사법 개혁이 필요하다는 말씀을 여러 차례 하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지금도 많은 국민들은 여전히 법원이 무섭고 어려운 곳이라는 생각하고 있거든요, 법원이 어떤 노력을 보여야 한다고 생각하시는지요?

어려운 일이 있을 때 법원을 찾을 수 있도록 법원이 문턱을 좀 더 낮추어야 한다고 봅니다. 법원이 좀 더 투명하게, 더 열려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3. 감사합니다.

 

(트위터를 하다보니 제갈공명이라는 분이 "강자와 약자 간의 재판을 할 때 어느 쪽에도 기울지 않겠다고 한 재판은 지금 생각해 보면 강자 측에 기운 재판이었고, 약자 측에 조금 기울었다고 생각하며 한 재판은 지금 생각해 보면 오히려 중립적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 미국 역사상 가장 존경받는 연방대법관인 Benjamin Cardozo가 남긴 말입니다라는 글을 남기셨군요. 이 말을 어떤 경로로 전해듣고 제가 (2)번 같이 답변한 것 같습니다.

2010. 2. 25. 부산에서 자작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