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암송

안도현의 '너에게 가려고 강을 만들었다'

자작나무의숲 2007. 1. 30. 19:20

               

                  -안도현

 

너에게 가려고

나는 강을 만들었다

 

강은 물소리를 들려주었고

물소리는 흰 새떼를 날려보냈고

흰 새떼는 눈발을 몰고 왔고

눈발은 울음을 떠뜨렸고

 

울음은 강을 만들었다

너에게 가려고

 

('신경림의 시인을 찾아서 2'에서 신경림은 안도현 시인을 가리켜 작고 하찮은 것들에 대한 애착의 시인이라고 표현한 바 있다.

 

너에게 묻는다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이런 안도현의 시를 암송하면, 안도현이 애착을 갖는 작고 하찮은 것들-연탄재 같은 것-이야말로 신동엽 시인이 말하는 '향그러운 흙가슴'이 아닐런지 하는 생각이 든다. 2007. 1. 31. 창원에서 자작나무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