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일기(인문)

가짜노동

자작나무의숲 2024. 5. 11. 10:09

1. 개괄
데니스 뇌르마르크, 아네르스 포그 옌센이 쓴 '가짜 노동'을 읽었다. 덴마크에서 비평가로 활동하고 있다.

이 책은 스스로 만드는 번아웃의 세계를 다루고 있다. 원인은 가짜 노동이고 해결책은 눈치보지 않고 퇴근하기, 의미 있는 일 하기, 짧은 회의, 불완전함 감수하기, 믿음, 모방 경계, 시간으로 계량 말기 등이 제시된다.

여기서 가짜 노동이란 빈둥거리기, 시간 늘리기, 일 늘리기, 일 꾸며내기와 같은 '텅빈 노동'을 포함한다. 나아가 우리가 아는 일  중에 무의미하지 않은가 의심되는 업무가 있다면 그게 바로 가짜 노동이다.

2. 발췌
버트런드 러셀은 우리의 일이 줄어들면 탐구심이 더 많아지고 공부를 원하게 될 뿐만 아니라, 생계의 필요에 얽매이지 않아서 공부가 혁신적인 성격을 띠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가짜 노동은 의미가 없고, 가치 있는 결실을 맺지 못하며, 실제 아무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긍정이 우둔함을 낳는다는 것이다. 독일 철학자 헤겔이 썼듯, 영혼은 부정을 정면으로 들여다보고  거기  거주할 때만 성립한다.

스탠퍼드 대학 연구에 따르면 생산성과 근무시간 사이엔 딱히 강한 상관관계가 없다. 적어도 근무시간이 주50시간에 가까워질 때는 말이다.

사람들은 효율성으로 인해 소요된 노동시간이 줄어들면 그 생산물의 가치가 낮아진다고 생각한다. 왜 그럴까? 생산물의 가치는 거기에 투입된 시간에 의해 정의된다고 애덤 스미스가 우리에게 가르쳤기 때문이다.

그 대신 지난 몇십 년간 감시, 관료제, 감사, 계량화, 회의 그리고 보고서 작성에 종사하는 직종이 화려하게 축적됐다. 서로에 대한 불신에는 대가가 따른다. 가짜 노동의 쳇바퀴에서 무한한 시간을 보내는 형벌 말이다.

편견에는 상식으로 맞서야 할 필요가 있다. 칸트는 사페레 아우데 즉 알고자 하는 용기라는 표현을 썼는데, 이는 철학에서 가장 많이 인용되는 원칙 가운데  하나가 되었다.

칸트는 미리 결정된 판단과 성찰적 판단을 구분한다...성찰적 판단은 언제 규칙을 깰지 안다.

2024. 5. 11. 서울 자작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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