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일기(소설)

작별하지 않는다

자작나무의숲 2023. 12. 26. 21:30

1. 개괄
한강이 쓴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를 읽었다. 제주 4. 3사건을 잊지 않으려고 애쓰는 유족을 다루고 있다.

2. 발췌
성근 눈이 내리고 있었다.

조금 전에 쓴 형편없는 것을 다시 찢어버린다.
처음부터 다시 써.
진짜 작별인사를, 제대로.

무엇을 생각하면 견딜 수 있나.
가슴에 활활 일어나는 불이 없다면.
기어이 돌아가 껴안을 네가 없다면.

우리 프로젝트 말이야.
미소 띤 얼굴로 나를 돌아보며 그녀는 주전자에 생수를 부었다.
생각해보니 내가 제목을 묻지 않았어.
나는 대답했다.
작별하지 않는다.
주전자와 머그잔 두 개를 양손에 들고 걸어오며 인선이 되뇌었다. 작별하지 않는다.

뻐근한 사랑이 살갗을 타고 스며들었던 걸 기억해. 골수에 사무치고 심장이 오그라드는...그때 알았어. 사랑이 얼마나 무서운 고통인지.

2023. 12. 26. 서울 자작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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