ㅡ박성우 시인
구복리양반 돌아가셨다 그만 울어, 두말없이
한천댁과 청동댁이 구복리댁 집으로 가서 몇날 며칠 자줬다
구년 뒤, 한천양반 돌아가셨다 그만 울어, 두말없이
구복리댁과 청동댁이 한천댁 집으로 가서 몇날 며칠 자줬다
다시 십일년 뒤, 청동양반 돌아가셨다 그만 울어, 두말없이
구복리댁과 한천댁이 청동댁 집으로 가서 몇날 며칠 자줬다
연속극 켜놓고 간간히 얘기하다 자는 게 전부라고들 했다
자식새끼들 후다닥 왔다 후다닥 가는 명절 뒤 밤에도
이 별스런 품앗이는 소쩍새 울음처럼 이어지곤 하는데,
구복리댁은 울 큰어매고 청동댁은 내 친구 수열이 어매고
한천댁은 울 어매다
박성우 시집 <자두나무 정류장> 16-17쪽 인용
(이웃집 아저씨가 들려주는 이야기같았다. 박성우시인은 평산책방에서 만났다. 12쇄가 발행된 시집이다. 2026. 5. 2. 부산에서 자작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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