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일기(인문)

취하여 텅 빈 산에 누우니

자작나무의숲 2025. 6. 27. 16:08

1. 개괄
유병례, 윤현숙 교수가 쓴 "취하여 텅 빈 산에 누우니"를 읽었다. 술과 한시를 말한다.

2. 발췌
(음주)
-도연명

흥망성쇠는 불변하는 게 아니라
서로 교차하는 것
오이밭에서 농사나 짓던 소평이
어찌 동릉후를 지낼 때와 처지가 같겠는가
추위와 더위는 번갈아 오는 것
인간의 이치도 이와 같다.
달관한 사람은 그러한 이치를 알아
세속을 떠나서 더는 의심하지 않는다.
문득 한 동이 술과 더불어
조석으로 즐겁게 술잔을 들이킨다

(여몽령)
-이청조

어젯밤 부슬비에 세찬 바람  불었지,
깊은 잠 자고도 취기가 가시지 않네.
주렴 걷는 아이에게 물어보니,
뜻밖에 해당화는 그대로라고 하네.
모르느냐, 모르느냐?
푸른 잎 무성해지고 빨간 꿏 시들었음을.

(월하독작)
-이백

꽃숲에서 술 한 병 들고,
대작할 친구 없이 홀로 따른다.
술잔 들어 달님을 초대하고,
그림자와 마주하니 셋이 되었다.
달님은 술 마실 줄 모르고,
그림자는 나를 따라 움직이기만 하네.
잠시 달님과 벗하고 그림자를 거느리고,
즐겁게 놀아보리라 이 봄이 가기 전에.
내가 노래하니 달님은 서성이고,
내가  춤추니 그림자는 너울너울.
취하기 전에는  사이좋게 즐기다가,
취하고 나면 제각기 흩어지리라.
영원히 담담한 우정을 맺어,
아득히 먼 은하수에서 만나리라.

2025. 6. 28. 부산에서 자작나무